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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원 아내의 세번째 파견

세번째 해외 주재원 생활, 두번째 개도국

by 미미

파견 가기 전 파견지 목록이 뜨면 전쟁과 같다. 누가 어디를 지원할 지 우선순위를 뭘로 쓸지 머리를 맡대고 고민한다.


이 곳이 일순위가 된 이유는 분명했다. 파견가면 상위기관 장이 삶의 질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이 곳은 남편과 종전 파견지에서 근무했던 분이 계신 곳이었다. 불확실한 요소 하나는 줄어드는 것이었다.


‘그래, 남편의 정신건강을 위해…’


유럽에서 부르는 친구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이 곳으로 가기로 정했다. 몇 년 전부터 프랑스로 스위스로 오라며 어쨌거나 유럽땅에 발을 디디면 볼 수 있으니 오라고 아우성이었다. 그치만 이미 확실한 괜찮은 옵션이 있는 이상 유럽은 더 이상 고려 대상지가 아니었다.


그치만 내가 이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았다. 아이는 영어를 배우고 국제학교를 다니면 되고, 남편은 큰 탈 없이 근무하면 되었고, 내가 가장 문제였다.


이 곳에 도착하고 두 달 동안 나는 무료하고 지루했다. 근데 코로나가 터졌다. 이 곳은 락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략 7개월 후 락다운 정책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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