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가 태어나 조리원에서 집으로 오기 전 부모는 아기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 청결한 옷, 손수건, 이불 등의 물건들 뿐만 아니라 집 안의 온도, 습도까지 신경을 써서 아기를 돌보는 것이다. '돌보다'의 사전적 의미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인데,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부모님을 돌볼 수도 있고 소중한 사람을 돌볼 수도 있고 나 자신도 돌볼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세바시에 진서연 배우가 나와서 이런 얘기를 했다. 내가 내 엄마라고 생각하고 나를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씻기고 잘 보호하는 엄마적 사고를 한다고.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고민이 생기거나 어떤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만약 내 동생이 나의 상황이라면 난 어떤 선택을 하라고 조언할 것인가. 그렇게 가정을 하고 고민을 하면 선택이 명확해지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조금 더 나를 위하는 쪽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적 사고든 동생적 사고든, '나를 돌본다'는 것은 나를 나와 분리시켜 객관화함과 동시에 사랑과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거기에는 단호함과 측은지심이 잠재해 있다. 자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처럼 자신을 꾸짖는 단호함도 필요하고, 깊은 내면에 어떤 상처가 생기고 있는지 바라보는 측은지심도 발휘해야 한다.
자식을 돌보는 것만큼이나 자신을 돌보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첫걸음으로 수건, 속옷, 칫솔, 베갯잇을 청결하게 해 주고 때마다 교체해 주며 나를 돌보는 느낌을 가져보자. 그리고 어린이집 다녀온 아이에게 매일 묻듯이 하루를 잘 살아온 나에게도 안부를 묻고 공감하고 응원해 주자.
나만 알 수 있는 나를 위한 생필품에 신경 써주고 건강한 음식을 먹이고 잠도 푹 잘 수 있도록 해주다 보면 내가 소중해지고 옆사람이 소중해지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