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몽골여행
우리나라 사람에게 '칭기즈칸' 다음으로 알려진 것이 '테를지' 아닐까 싶다.
그만큼 몽골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유명한 곳이 테를지인데, 나는 테를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말을 타기 위해 잠깐 다녀오기도 하지만 선호하는 여행지는 아니다. 테를지의 경관은 아름답다. 높고 낮은 산과 기이한 모양의 바위와 나무 등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곳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풍경은 우리에게 그다지 낯설지도 않을 뿐더러 몽골 자연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말할 수도 없다.
테를지가 인기 있는 이유는 빼어난 경관뿐 아니라,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면서 관광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다. 도시와 가까운 덕분에 시설 좋은 여행자 캠프가 많고 다양한 액티비티를 갖추고 있다. 한 예로 20~30명의 그룹이 단체 승마를 한다면 테를지 외에는 거의 답이 없다. 조금만 초원으로 깊이 들어가도 말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이 테를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다. 해마다 여행자 캠프가 늘어나고, 10층 높이의 호텔도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도로가 더 깊숙이 만들어지니 갈수록 여행은 더 편해지지만 전봇대와 전깃줄이 하늘에 걸리고 밤에 별을 보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물론 테를지에도 유명한 트레킹 코스가 있고 더 좋은 곳이 얼마든 있다. 하지만 몽골의 아득한 지평선과 초원을 좋아하는 나에게 테를지는 그저 관광지일 뿐이다. 테를지만 다녀오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지인들에게 나는 차라리 가까운 양평, 홍천 혹은 강원도 여행을 추천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몽골 여행자들이 테를지에 가지만 그곳에는 내가 찾는 몽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