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하게 일을 잃어버린 워킹맘의 복잡한 마음
사실 요즘 실패의 연속이다.
하던 프로젝트는 중단됐고, 글 관련된 일도 성과 없이 지나가는 날들.
오래 같이 일했던, 믿었던 사람은 나에게,
본인이 해 봤는데 육아하는 사람과 일을 같이 하는 게 힘들다며,
이 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울증, 정신과 약을 먹고 버티는데, 육아하면서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같이 하고 싶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육아 때문에 힘들다는 티를 내지 말라는 뜻.
더 깊이 들어가서는, 더는 나와 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좋은 기회가 있으면 가세요.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지..)
나는 항상 시련에 강한 인간이라 믿었고, 힘든 사람, 상황과 마주할수록 힘을 내서 어딘가로 나아갔던 인간이었다. 육아를 시련이라고 생각하기 싫었는데, 어쨌든 뭐 결과적으로 일적으로는 뭐.
그런데 육아를 시련이라고 생각하면 참 씁쓸하고. 적어도 13년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니 막막하기도 하고.
그래도
잠든 아기의 얼굴을 보며, 내가 웃으면 따라 웃는 아기의 얼굴을 보며,
네가 핑계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사실 핑계가 될 수는 없을 거라고.
내가 일이 안 풀리는 건 그냥 내 탓일 뿐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아 솔직히 실력이 있었으면 됐겠지 뭐. 그냥 내 그릇인 거지 뭐.라고. 쿨한 척 생각하고 우울해지지만.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핑계가 되지 않으려면,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
네가 언젠가 말을 하게 됐을 때 내가 못한 일에 책임을 지는 어른이고 싶다.
핑계를 찾아 숨는 비겁한 어른이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한 가지. 나와 약속을 하자면, 한 가지 다짐을 남겨두자면.
돈 버는 일에 도도해지거나 자존심을 세우지 않을 거다. 난 아이와 손잡고 여행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으니까. 내년에는 무슨 일을 해서라도 아이를 위해 성실하게 돈을 벌거다.
그래도 글에는 도도해져야지. 자존심 세워야지.
내가 그걸 못 해서 자꾸 주눅이 들었으니까.
몰라. 어차피 잘 안 풀리는 거 주눅은 들어서 뭐 하나 싶기도 하고.
내 아이가 나 같지는 않았으면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