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다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다.
욕창 치료에 쓰이는 투약 외에는 최소한의 치료만 하고 피검사나 해열 치료는 중단한 상태라고 하셨다. 지난주에 간병사님이 센 항생제가 어머니께 계속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오해였다. 주치의 선생님은 이 상태로 2~3개월 지속될 수도 있고 어머니가 너무 마르셨기 때문에 어느 날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의견도 주셨다.
현재 상처 치료를 중단하고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인지 내게 물으셨다.
그런 보호자들이 다수이고 일반적인 결정이라는 분위기다. 이 어려운 질문 앞에, 20년을 돌보고 책임져 온 내가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니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때는 정해져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상처가 곪으면 간병하는 분도 힘들고 냄새로 병실 공기도 나빠지는 폐를 끼치니 치료는 계속해 주시고 식사량은 선생님의 오더에 맡기겠다고...
살아오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또 내게 답이 없는 순간이 오늘이었다. 믿음과 기다림의 문제다.
어느 신학자가 하나님을 믿는 신자에게 가장 어려운 건 하나님을 믿는 거라 하셨다는데 기다림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발버둥 치고 소리 지르고 싶다.
벼랑 끝에 홀로 선 절대 고독과 깊은 아픔의 시간이 이어진다. 물음에 답은 없다.
외주 편집 일 제안 들어온 것 다 거절하고 이 상태로 기다리고 낯선 고통과 두려움을 다스린 지 한 달이 지났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믿음과 기다림인 것에 답답하고 숨 막히고, 사랑하기 때문에 깊이 아프고 무너지고 고독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아내는 어머니께 시편 말씀 읽어드린 뒤 병실의 환자 분들께 일일이 다가가 기도 중이다. 다른 날보다 길게...
2017.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