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어른도 괜찮아 ⑩] 견디는 연습
요즘 여기저기서 주식이 난리다. 핫한 주식을 겨우겨우 샀더니 30% 넘게 떨어졌다 라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기저기 '개미 무덤' 얘기가 넘친다.
수익률 -15%,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해지는 소리. 이때 우리는 주식을 팔아야 할까 버텨야 할까. 자신이 정한 '손절지점'을 목숨처럼 지키라는 얘기가 많지만, 100만 원 중 15만 원을 손해보고 발을 빼기란 쉽지 않다. 물론 여기서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선 무모하다.
15라는 숫자가 너무 높다고 느껴진다면, 숫자를 5로 바꿔도 상관없다. 내가 견딜 수 있을까, 버틸 힘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라면 어떤 숫자가 와도 상관없다.
애시당초 사지 말아야 할 주식도 있지만, 기다리지 못해 수익을 못 보는 경우도 많다. 손절한 다음날 어제 판 주식이 폭등하는 식. 가끔은 견디는 힘이 필요할 때도 있다. 내 분석에 확신이 있다면, 비록 지금 마이너스여도 그 구간을 견디고 지나야 플러스가 될 수 있다. 때론 -15%의 압박을 견뎌야 비로소 '익절'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서 포기해버리면 영원히 수익은 없다.
가령 운동을 한두 달 해보고 '나랑 안 맞고 힘들다'고 그만둔다거나, 그림이 취미라면서 몇 장 그려보고 '역시 그냥 취미일 뿐'이라며 재능을 놓친다든가 하는 일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주식시장에서도 벌어지는 것이다. 내가 주식을 사고나면 그 순간부터 바로 오를 것 같고, '재능은 있지만 먹고 사느라 바빠서 못 그리던' 그림을 그리기만 하면 당장 명작이 나올 것 같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 그런 건 없다.
주식시장이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이다. - 워렌 버핏
글도 꾸준히 쓰는 사람이 작가가 되고, 그림도 계속 그리는 사람이 예술가가 된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놓아버린다면 결과는 없다. 주식도, 인생도 확신이 섰다면 한번 잘 버텨보자. 성공이든 실패든 빨리 결정지어 버려서 이 불안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죽음 빼고 확실한 게 없는 삶에서 주식은 '인내'를 배우기 좋은 시장이기도 하다. 큰 그릇은, 물레에 올린 작은 그릇만한 흙을 주무르고 힘을 줘 눌러야 만들어진다. 큰 그릇, 작은 그릇으로 태어나는 흙은 없다.
모든 트러블샷에 있어서는 그런 위험부담이 있는데, 그걸 두려워하면 절대 그 자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경험이라 여기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밥블레스유2 박세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