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한 번 나가볼까, 첫 번째

퇴사자 생활 지침서

by 변준수
모임에 가볼까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게 지루할 즈음, 한 모임 애플리케이션을 추천받았다. 어플에는 꽤 다양한 모임이 있었다. 인맥 쌓기 모임에서 솔로 탈출, 술 모임, 공연·전시 등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친구를 만나 오프라인에서 사귀는 트렌드가 보편화된 요즘, 모임 하나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았다.


모임 두 곳에 참여하게 됐다. 한 곳은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영화 모임이고 다른 한 곳은 10년이 넘은 여행 모임이었다. 두 곳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했고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매료됐다.


모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나와 맞는가' 여부다. '도대체 나와 맞는 게 뭐지?'하고 생각하기 쉽다. 사람마다 기준과 중요도가 다를 수 있다. 모임을 만들어 운영해보고 여러 모임에 많이 참여해본 경험자로서 생각해보니 '텐션(tension)', 긴장감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inClipart.com_clipart-activities_1257229.png 모든 모임이 처음부터 편하진 않다. 마냥 편하려면 친구를 만나는 게 낫다 / 이하 구글 이미지



모임에서 텐션이 중요한 이유



분위기만큼 중요한 게 긴장감이다. 배타적인 모임이 아니고서야 처음에 가면 대부분 신입 멤버를 환대한다. 배타적인 모임이라면 새 멤버를 모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처음 모임에 가서 자신을 환대한다고 그 분위기에 혹하면 모임의 진가를 확인하기 힘들다.


최근에 참여하기 시작한 모임 두 곳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영화 모임은 조용하다. 술을 마시거나 정모 외에 만나는 걸 지양해서 재미는 없는 편이다. 대신 정모 때 영화 얘기에 집중한다. 반면 여행 모임은 시끌벅적하다. 모임이 끝나면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다. 두 모임 다 새로 참여하는 이들에게 열려 있다. 새 멤버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모임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배려한다. 모임의 주된 목적인 영화와 여행에 집중해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잘 유지하면서도 갈등이 없게 만들고 있다. 내가 모나지만 않으면 큰 충돌 없이 적응할 수 있다.


social_media_versus_networking.jpg 이야기가 분산되든 집중되든 중요치 않다. 긴장감과 본래 목적을 유지한다면 그 모임은 괜찮은 편이다.


예전에 소셜 모임에 나간 적이 있다. 1년 반 정도 모임에 나갔다. 최근에 이 모임을 나가지 않고 있다. 그 모임을 안 나가는 이유는 긴장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이든 오래 다니다 보면 긴장감이 떨어지기 쉽다. 어느 순간부터 긴장감이 떨어졌고 다시 회복되지 않을 거라는 걸 느꼈다.


어느 모임이든 모임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고인물'이라고 하자. 고인물의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 들어온 멤버들을 잘 적응하게 하고 기존 멤버들을 독려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모임은 새로 오는 사람들이 일회성 참여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기존 멤버들은 자기들끼리만 뭉쳤다. 일부 멤버들은 새 멤버들에게 배타적이고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었다. 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진들은 이를 사업화할 생각에 모임의 본래 가치를 망각해가고 있었다. 모임의 텐션은 느슨해졌고 멤버들은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Feature-image-Social-Meeting-Page.jpg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하나의 목적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예를 든 곳과 그 이유들은 철저히 주관적인 부분이다. 다른 사람이 그 모임에 가서 나와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이 그 모임에서 얼마나 긴장감 있게 활동할 수 있는가가 될 것이다. 적당히 긴장하지 않으면 모임에 나가기 쉽지 않다. 그건 모임을 여는 운영진이나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에게 모두 필요한 사항이다.


퇴사하고 사람을 만나기 위해 모임에 나가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직장 동료, 거래처 사람들, 일적으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지쳐서 퇴사하고 한동안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퇴사자가 많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람 좀 만나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의 만남이 필요해서 만날 때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적정한 텐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 너무 편하거나 불편하다면 집중하기 어렵다. 하물며 생전 처음 만나는 모임에서는 오죽할까. 모임에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다 썼으니 모임에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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