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치앙마이 17
여행의 다섯번째 날은 쇼핑이었다. 일정이 특별히 없었기에 뭐 구경하자! 하면 역시 몰링만한게 없지.
원님만~마야몰에서 쇼핑을 마치고 (별거 안사긴 했다), 호텔에 들어와 구매해온 물건을 놓은뒤,
어제 못갔던 커피 로스터리 샵을 찾기로 했다. 커피팜 투어가 너무나 재밌었기도 하고, 거기서 투어를 진행해 주었던 바리스타를 다시 만나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마침 시간은 오후 3:40분이고, 카페가 한창 영업중인 시간일것 같아서 마음편히 길을 나섰다. 나가는 김에 혹시 빨래방에 맡겼던 옷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3:40분... 맡겼던 빨래가 양이 많아서 그런가 (2.2킬로그램이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여 오후 다섯시 넘어서 찾으러 가기로 했다. 드라이한 빨래를 손수 하나하나 개켜주셔서 시간이 좀 걸리는가봄.
하여 커피집을 향해 출발했다. 숙소에서 6분 거리에 자리한 자이트 로스터리는 앞으로 잘될일밖에 안남은 핸드드립 커피고, 커피호핑을 목적으로 여행 다니는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입소문으로 설설 유명해지고 있는 카페임.
사장님은 한국분이신데, 네팔에서 커피 농장을 하셨다고 했다. 방콕에 오래 거주하셨다고 하는데, 치앙마이로 오시면서 로스터리 샵을 오픈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의 원두들을 가져다가 로스팅 해서 핸드드립과 로스팅을 하는 그야말로 커피 전문점인데, 마침 방문했던 시간에도 어떻게 알았나 인도계로 추측되는 손님들께서 내가 여행 삼일째 도이사켓 커피농장에서 했던것과 비슷한 커핑(맛과 향을 통해 커피를 구별해 내는거)을 하고 계시더라.
푸어오버 핸드드립 해주는 이 스페셜티 커피 메뉴들이 경험해볼만한 친구들. 커피좀 마셨다 하는 양반들이라면 에티오피아나 자마이카, 콜롬비아는 알아차릴텐데,
온두라스... 특별한 날 마시기 좋은 위스키 향이 가득한 커피로 앞으로 많은 인기를 끌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매장 안에서 커피팜 투어를 이끌었던 바리스타 언니도 다시 만날수있었다
치앙마이 커피호핑 한다면 이런 스페셜티 커피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말할텐데, 딴 커피집들은 안가봐서 모르겠다만 게샤커피가 있더라. 뭐 커피좀 마신다는 양반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게샤 커피.. 그 귀한게 치앙마이에 있다니!
서빙되는 접시도 참 예뻐~ 하하. 게샤 커피를 내 주신 저 컵도 최근에 기물로 들이셨다고 하는데 내가 처음 사용한 손님이 되었다는 설명도 들을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참 촉감이 인상적이고, 좋았어요.
다른 스페셜티 커피집들은 잘 모르겠는데, 이곳에서는 진짜 '커피' 에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엄청 비싼 커피 로스터를 직접 만져보면서 커피 로스팅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수 있기도 하고 (베이직, 노멀, 어드밴스드 3코스로 진행되고 나름 인증서? 도 주심) 여행자들을 위한 커피 팜 투어 프로그램 (내가 여행 3일째에 갔다왔던 그거)도 진행하고 있고
매장 안에서 원데이 1시간짜리 커핑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었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는데 뭐 어디서부터 배우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거 해야될지 모르겠을때 자이트 로스터에서 유능한 바리스타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커피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커피를 더 사랑할수 있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어떻게 생각해도 잘될일밖에 안남은 스페셜티 카페라 (심지어 위치도 좋다. 나이트 바자에서 걸어서 5분 ㅋㅋ) 이렇게 광고글 같은 후기를 쓸 필요도 없을것 같음 ㅋㅋ
한참 커피에 감탄하면서 기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사장님께서 한국어로 말을 걸어오셨다. 그러면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커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한창 기분이 좋았는데, 서비스라며
이런것을 내어주시기까지 ㅠㅠ. 와앙! 감사합니다 !
(근데 나는 비싼 게샤커피 마시는데 단맛이 커피맛을 느끼는걸 방해할까봐 안먹었고 동행이 다 먹음)
위스키 향이 나는 커피를 행복하게 마셨던 동행은 사장님과 커피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었고, 흥에 겨우신 사장님께선 서비스로 커피 한잔을 더 주셨다.
마침 매장에 방문했던 서양인이 푸어오버 스페셜티의 개념을 이해를 못하고 에스프레소를 달라고 강짜를 놓은걸 사장님께서 클레임 처리 하시면서 내준 커피가 이거였는데, 3개국의 커피들을 조합해서 커피 본연의 맛인 진한 초콜릿 향을 살린 콜드브루 커피라고 했다.
커피알못 서양인은 자기가 원했던 에스프레소와 흡사한 커피를 마시고 만족하며 매장을 떠났고(....)
사실 정규 메뉴는 이렇게 콜드브루 커피위에 약하게 휩한 생크림을 얹은 메뉴라고 하시면서 먹어보라고 권하셨다.
이야! 근데 이거 한국에서 대유행인 아인슈패너의 응용이 아닌가.. 샷글래스와 비슷한 잔으로 나오는데 에스프레소 콘빠나의 스페셜티 카페 응용인거 같기도 하고 ㅋㅋ.
쌉싸롬 한게 샷으로 천천히 마셔도 좋았는데, 개성을 조금만 더 부여해 커피 초심자들이 더욱 즐겁게 생크림 위에 돌소금 그라인더로 살짝 갈아 올려줘도 고소한 크림맛에 초코렛맛 진한 커피가 잘어울릴것 같다. 만약에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한번 시도해 보소서(....
일단 너무 재밌지않은가? 커피 전문점이면 이정도는 해야지!!
하... 진짜 앞으로 잘될일밖에 안남은 카페. 치앙마이 방문하시는 커피호핑 투어객들에게 꼭 방문해서 다양한 커피 체험과 경험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진짜 호기심 생겨서 가보고 싶으신분은 구글 검색 따로 하시겠지.
공식 계정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운영중이니 카페 매니아라면 한번 확인해보세요 ^ㅅ^
자이트 로스터에서 2시간 가량 시간을 보낸뒤, 오후 5시 무렵 썽태우를 타고 센트럴 페스티발 쇼핑몰로 향했다. 센트럴 페스티발 쇼핑몰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 이전에는 셔틀버스까지 운행하면서 관광객을 실어 날랐는데,
2020년 코로나 이후 셔틀버스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썽태우 탑승해서 이동해 보기로 했다. 그랩 택시를 잡아서 이동하려고 했는데, 성수기 오후 5시 무렵 치앙마이는 어디서든 교통체증을 피할수가 없다. 택시 기다리고 타고 이동하는 시간 생각하면 그냥 대로변 썽태우 타나 그게 그거일것 같았음
센트럴 페스티발 가는 다른 탑승객이 없는건 좋았지만 매연이 심했다. 근데 마스크 쓰고 있으면 매연냄새를 거의 차단할수 있어서 뭐 괜찮았던듯?
익숙한 브랜드들도 있고, 자국내 유명 브랜드도 있고... 하여튼 쇼핑하려고 각을 잡은 분들께 명소로 이름난 곳이라고 한다. 근데 뭐 살게 딱이 없이 깨끗한 환경에서 구경만 하자고 온거라..... 뭐 별게 있을까? 했는데
매장 안에 진입하자마자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았는데 쇼핑 여행객을 위해 여권 번호를 기입하는 투어리스트 패스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어? 근데 셔틀 다니잖아? (는 코로나 전에 비해 노선이 한없이 단촐해지긴 함)
투어리스트 패스를 신청하면 쿠폰북과 함께 코끼리 모양 지갑을 하나 준다. 그래서 쿠폰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별로? 도움이 되는 쿠폰은 전혀 없었음 -_- 쇼핑을 목적으로 펑펑 돈쓸 고객들한테나 영양가 있지, 구경하면서 뭐 좀 사볼까 말까? 하는 고민을 하는 나같은 인간한테는 도움이 1도 되지 않는 쓸모없는 종이뭉치 모음이었다. 그냥 코끼리 그려진 동전 지갑 하나 받은것으로 만족하기로 함.
몰이 커서 돌아다니기엔 참 좋더라. 어? 근데 이분은 엊그제 아누산 마켓에서도 뵈었던 그분이 아닌가...
썩 연주가 훌륭한것 같지 않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선생님을 센트럴에서 또 뵈었네(...) 센트럴 페스티발 쇼핑몰은 브랜드 매장들도 많은데 안에 큰 슈퍼랑 오피스용품 판매점이 있었다. 가전 매장도 있고... 매장 구성은 마야랑 비슷한데 훨씬 규모가 큰 느낌? 근데 그렇다고 해서 물품 가짓수가 뭐 특별히 더 있는건 아니고... 딱히 노리는 특별한 아이템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그게 그거 같다, 라는 느낌만 들더라. 그리고 환율도 환율이다보니 특별히 '한국보다 싼' 느낌으로 구매할수 있는것들이 많은것 같지도 않았고... 우기 무렵에 와서 할거 없으면 여기서 하루종일 있어도 괜찮겠네, 싶기는 했다만 딱히 뭐 머무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공간은 아닌것 같았다
그나마 몰이라서 다행이었던건 점심에 먹었던 카오 쏘이에 들어간 매운 고추양념이 위장을 뒤흔들어놔서 속이 완전히 다 뒤집어진거였는데, 깨끗한 화장실을 빠르게 찾을수 있는 복합 쇼핑몰이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쇼핑몰 1층에는 탑스 마켓이라는 림핑마켓과 쌍벽을 이루는 다양한 수입품들을 구비해놓은 슈퍼마켓이 있었는데 관광객들 많고 일용품들도 많은 슈퍼마켓에서 제빵용품 몇개랑 커피투어에서 카카오랑 같이 먹어서 참 맛있었던 슈가케인(설탕), 한국갖고와서 먹을 시리얼(..참 소박하다...)를 구매했다.
마트에서도 몇번이고 화장실 왔다갔다 한바탕 푸닥거리를 치르고 나서 돌아다니자니 기운이 쏙 빠져서 배가고팠는데, 푸드코트 이용방법은 좀 특이했다. 충전된 카드를 구매한 다음, 그 카드에 적립된 비용을 헐어서 쓰는 방식이었다.
딴 음식들도 많긴 했는데 위장이 자극을 받아서 예민한 상태라 -_-; 가능한 무난한걸 먹고 싶었고, 마침 먼저 주문한 외국인 커플이 '얘는 안 맵다' 해서 선택한거였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참 부드럽게 호로록 넘어가고 속이 편안해지는게 감사한 맛이었음.
밥먹고 나서 센트럴 페스티발에서 더이상 볼일은 없을것 같아서 그랩 택시를 잡고 호텔로 돌아왔다. 시간은 8시가 넘었고, 빨래방도 문을 닫아 내일 오전에 빨래를 찾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 날도 오지게 돌아다녀서 발이 많이 아팠다. 모를때는 안했겠다만 한번 해보고 나니 발마사지 한번 받으면 시원할것 같은데.... 싶은 생각이 간절했고 그래서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마사지 샵을 찾아 한번 더 밖에 나가보기로 했다.
근데 예약없이 잘 한다는 저렴한 발마사지 가게는 모든 마사지사들이 총출동해서 서비스를 받을수가 없는 상황 ㅋㅋ. 엊그제 갔었던 영시암 마사지2 를 찾았더니 오후 2시 무렵 한산함은 어디가고 모든 의자에 손님들이 가득했고, 대기해도 이용 불가할것이란 답변을 들었다.
호텔앞에 자리한 솜씨 좋다는 세레니티 마사지에도 손님들이 가득해서 호텔 안에 있는 고급 마사지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발마사지만 받는데 1인 550이나 들었는데, 가능하다고 그래서 대기하니 우선 생각차를 한잔 주셨다.
차한잔 마시고 나서 발마사지를 시작하는데, 씻겨주실때부터 쓰는것들이 다르긴 하더라. 영시암 마사지에선 발과 다리에 고급 오일을 잔뜩 발라서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여긴 발 씻을때도 뭔가 소금을 이용해서 꼼꼼히 매만져 주시고, 추가 옵션으로 들어가는 타이거밤 마사지가 기본 발마사지에 들어가는거 같았다 (뭔가 시원한 연고를 고루고루 발라주셨음, 파스 바른거 같은데 되게 잘 스며드는게 좋았음)
짧은 원피스 치마를 입은게 영 신경쓰였는데, 여기선 바지를 하나 꺼내주며 편안하게 있을수 있도록 갈아입을수 있도록 챙겨주시기도 했었음. 참.... 그치, 두배나 비싼 마사지니 그 값을 하는거 같긴 하더라.
다리 마사지 이후 팔과 어깨 마사지도 해주셨는데, 이렇게 진행된 한시간 20분 가량 마사지 이후 차와 과자도 제공되었을텐데, 동행이 너무 늦은시간이라고 거절하고 그냥 올라와버린게 참 아쉽다. 서비스 비용에 팁까지 냈으면서 ㅠㅠ 호텔 안에 객실 바로 들어가면 되는데 뭐 바쁠게 있다고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