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는 습관은 폭넓게 적용됩니다.
삶을 바꾸기 원한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요? 시스템(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의지력만으로는 실패 예약이니까요. 그럼 시스템을 만드는 출발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정리'입니다. 정리가 되면 물건들이, 자료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됩니다. 생각도 삶도 단순해 지고 명확해집니다. 필요한 행동을 하고, 필요치 않은 행동을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자신의 방, 사무실, PC, 그리고 휴대폰의 폴더와 앱을 한번 점검해 보세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닙니다. 사실 좋아하는 편도 아닙니다. 직장에 다닐 때 한 선배가 있었는데요. 특이한 습관이 있었습니다.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2~5분 정도의 책상 정리와 청소를 했습니다. 선배의 도구는 종이컵이었습니다. 안쓰는 문서를 찢고, 잡다한 물건을 모아 종이컵에 담습니다. 작은 종이컵은 금세 채워집니다. 그걸로 청소 끝입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따라하게 되었는데요. 5분이면 짧게 느껴지지만, 의외로 결과물을 보면 많이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해본 사람들은 압니다. 5분 정도로 가볍게 시작하다 보면 30분 동안 정리를 하게 되기도 하죠.한번 정리가 잘 되면 업무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PC와 휴대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휴대폰에 어떤 앱이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삶의 패턴은 많이 바뀝니다. 저의 경우 유튜브, 넷플릭스, 게임, SNS 등의 앱은 메인 페이지에 두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놓고도 애용하기는 합니다. 저도 의지박약인 면이 많거든요.) 그래도 확실히 사용 빈도는 줄어듭니다. 저 역시.. 저의 의지력을 믿지 않습니다. 시스템을 믿죠.
운동으로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첫 번째로 한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현관문의 ‘신발 정리’였습니다.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를 신발장에 넣거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달리기에 필요한 신발에는 깨끗한 양말을 넣어두었습니다. 달려야겠다고 생각할 때 아무런 준비 없이도 양말과 신발을 신고 곧바로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말이죠. 덕분에 달리기를 일상 습관의 일부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틀에 한번 정도는 5km씩 달리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말하기 역시 정리에서 출발합니다. 무엇을 정리해야 할까요? 바로 생각입니다. (복주환 저자의 책 '생각 정리 스킬'이라는 좋은 책이 있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고 싶은 말의 핵심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1~3개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포인트에 대해 간단한 부연 설명할 키워드를 추가합니다. 그리고 메모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하는 연습을 합니다.이렇게 하면 혹시 말이 장황해져도 다시 핵심 포인트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곁가지로 잠깐 흘러가는 약간의 탈선은 허용해 주자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손바닥 내외의 크기를 추천하는데요. 이 정도 크기라면 일단 가지고 다니기 좋구요. 뭔가를 잔뜩 쓸 수 있는 크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순하게 메모하게 됩니다. 실제 말을 할 때 포스트잇을 보면서 말하면 없어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해보면 오히려 반대입니다. 준비된 느낌도 들고 중요한 것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포스트잇만 계속 보며 말하지만 않으면 되는데요. 문장을 잔뜩 적은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포스트잇과 상대방을 번갈아 보면 됩니다.
워낙 꼼꼼한 분들은 여전히 키워드만 메모하는 것을 힘들어 하십니다. 워크샵에서 키워드만 메모하라고 여러번 말씀 드리지만 문장을 꼼꼼하게 쓰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경우에 저는 안내를 드리죠. 일단 잘 작성해 보신 후에 중요한 부분에 동그라미나 밑줄을 추가하시라고 말이죠. 실제로 메모한 것을 말하는 와중에 보려고 하면 문장은 절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행히 중요 표시를 해둔 키워드는 들어옵니다. '키워드 + 지금 순간의 내 생각'이 말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자기가 하는 말이 너무 장황하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께는 1차 처방으로 말한 후에 정리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적어도 본인이 장황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다행이죠. 장황해졌다 싶으면 AS를 해주면 됩니다. '제가 말이 장황해졌는데요. 요약하면..' 이라고 말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정리해서 말한다고 하지만 다시 장황해집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꾸준히 '요약하면'이라고 말하다보면 뇌가 정리하는 습관을 갖게 됩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점차 조리있게 말하게 됩니다. 뇌가 정리하는 연습을 계속 하니까요. 다음 단계로는 앞서 말씀드린 적어보기가 있습니다.
실제 해보면 알겠지만 처음부터 단순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특히 복잡한 상황, 전문적인 정보를 다루는 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때는 일단 낙서하듯 써보는데서 출발하기를 권합니다. 백지를 놓고 생각만하고 있으면 시간만 더 소요됩니다. 일단 생각이 떠오르는대로 적어봅니다. 이후에 주요 키워드를 재정립하면 됩니다. 이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면 IT의 도움을 받으세요. 우선 '노션'을 추천합니다. 노션은 문장 하나하나가 레고 블록처럼 정리됩니다. 그래서 위, 아래, 상위/하위 개념으로 재분류하기가 아주 좋습니다. 두번째는 역시나 CHAT GPT입니다. 나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마구 떠오르는 대로 써낸 후에 (혹은 말을 녹음한 후에) 정리해 달라고 하면 기가 막히게 깔끔하게 해줍니다. 연습을 하고 싶다면 내가 글을 정리하고, CHAT GPT의 결과물을 비교해 보세요. 그럼 잘 정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훨씬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