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창훈 Sep 29. 2024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청, 존중, 배려, 결론 먼저, 자신감



좋은 소통법의 최소 70% 이상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경청, 존중, 배려, 결론 먼저 말하기, 자신감 있게 말하기 등입니다. 소통에는 항상 문제가 생깁니다. 모두가 소통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정작 소통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왜 그럴까요?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소통 수준을 파악해야 합니다. 당신은 다음 중 어느 수준에 있으신가요?


(1단계) 난 잘하는 것 같은데 늘 갈등이 있다.  
(2단계) 내가 뭐가 문제인지 알고는 있다.  
(3단계) 의식하고 노력하면 나름 잘할 수는 있다.  
(4단계) 좋은 소통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있다.  


신기하게도 1단계에 있는 사람은 본인이 4단계에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은 잘하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쉽게 빠지는 착각이자 함정이지요. 



자기중심성과 소통의 문제


우리는 보통 자기중심성이 작동하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 엄격한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경청을 잘 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투덜댑니다. 이런 식으로는 소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경청하지 않더라도 내가 경청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우선 나에게 좋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상대에게 맞출 것인지 아닌지는 나의 선택입니다. 내가 을이니까 억지로 경청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낄 때, 또는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될 때 경청과 공감이라는 능력을 사용하면 됩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태도가 좋습니다.


워크샵을 하다 보면 이미 잘하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하고, 질문을 많이 하며, 더 많은 피드백을 원합니다. 오히려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시큰둥합니다. 왜 그럴까요? 주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아는 거다. 당연한 거다. 해봤는데 안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회사가,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분들의 생각이 맞기도 합니다. 상대가, 회사가, 환경이 문제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리고 나름대로 변화를 시도했는데 잘 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입니다. 이것이 반복되고 연차가 쌓이다 보면 사람이 시니컬해집니다. 입사 3~5년 차인 분들 중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 시기는 회사를 떠날까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연차이기도 합니다.



변화는 항상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미 잘하고 있으면서 적극적인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무엇이 다를까요? 이들은 더 좋은 환경을 알고 있거나 직접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방법'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하고 새로운 제안을 했을 때 수용되고 칭찬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노력을 했더니 성과가 난다는 경험을 쌓았을 수 있습니다. 그 경험이 있다 보니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조금 더 노력해보자”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자” 하는 식의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많이 질문하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기존의 나쁜 상황을 '원래 그런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나은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분들의 태도가 나빠서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단지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작은 개선과 성공의 경험이 필요한 것이죠. 실제로 워크샵에서는 제가 실제 시연을 보여 드리고 나면 적극적으로 태도가 바뀌는 분들이 많습니다.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변화하는 노력과 시도를 충분히 했는지를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잘했고 최선을 다했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최대한 그 조직, 그 환경을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충분히 시도했는지’는 꼭 점검해야 합니다. 내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곳으로 가면 높은 확률로 비슷한 문제가 생겨나니까요.


냉정하게 말해볼까요? 만약에 내가 일도, 소통도 잘하는 사람인데 주위 사람과 조직이 문제라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려할 때 이직도 쉬울 뿐 아니라, 이직한 곳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환경이 나아질 것입니다. (실제 그런 사례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본인만의 착각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착각하는 분들은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이 힘들겠죠.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Martin Luther King J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