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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ul 17. 2019

시대의 변화에 맞는 업무방식, 베타코덱스

OpenSpace Beta

베타코덱스는 간단히 말해 ‘베타 방식에 필요한 원칙’입니다. 우선 여기서 말하는 알파와 베타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알파는 통상 지시와 통제, 피라미드 형태의 조직을 뜻합니다. 지위가 있는 알파가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서 구성원을 이끌어 가는 방식입니다. 오해 방지를 위해 여러번 언급하겠지만, 기존의 방식, 알파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에는 잘 작동했지만 지금도 작동할 것인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입니다. 

베타는 복잡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인간에 맞는 조직을 뜻합니다. 지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학습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실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입니다. 그럼 베타라는 형식의 조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바로 그것을 설명해 주는 12개의 요소가 바로 베타코덱스입니다.  (애자일 선언문이 IT,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분야에서 시작하여 그 영역에 특화된 버전이라면 베타코덱스는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가능한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베타코덱스는 규정이 아니라 원칙입니다. 규정은 구성원들을 관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규정은 조직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형식적으로만 지켜질 여지가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의 시스템이 그렇게 되기 쉽습니다.) 또 하나는 변화하는 상황을 모두 규정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면 원칙은 최소한의 핵심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원칙을 이해하고 있는 구성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리게 됩니다. 규정은 지켜야 할 대상이지만, 원칙은 내재화할 대상이 됩니다. 

  

 베타코덱스에서 중요한 점은 12가지 원칙이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몇 가지는 지키고 다른 몇 가지는 그렇지 않은 형태로는 작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베타코덱스의 내용은 매우 쉽습니다. 각 항목의 '하지 말라'는 부분은 현재 다수의 조직이 갖고 있는 특성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변화를 고려한다면 하지 않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그럼 기존 방식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저도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쉽게 표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게 읽혀지기를 희망합니다.)  

 

 우선 조직은 회계팀, 영업팀, 마케팅팀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팀장이 있고, 팀장 위로 여러계층의 의사결정 주체가 있습니다. 의사결정은 아래에서 보고를 하고 위에서 결정해 주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위에서 결정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아래에서는 다른 팀의 사정을 잘 모르지만 위에서는 전체 팀과 조직의 큰 그림을 보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위에 있는 사람은 기존에 훌륭한 성과를 내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 있는 사람들은 큰 그림에서 실수가 없는지, 큰 방향대로 잘 가고 있는지를 점검합니다. 아래에서 일하는 위에 있는 사람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 팀의 성과만 잘 나면 되기 때문에 다른 팀에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유관부서와의 충돌이 생기면 전체의 성과보다는 우리팀의 성과나 유불익을 따지기 쉽습니다. (전체의 성과를 따지는 것은 윗분들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결과 잘 나가는 팀이 있고, 그렇지 못한 팀이 생겨납니다. 게다가 인센티브를 받거나 승진하기 위해서 동료들, 팀간에도 경쟁이 늘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꼼꼼하게 관리하려는 '대리 같은 임원', 책임감 제로인 '젊은 것들', 중간에 끼어서 방황하는 '중간 관리자'가 생겨납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람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시스템의 문제일까요?  물론 둘 다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근본적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럼 베타코덱스가 적용된 후의 조직을 보겠습니다. 우선 중요한 시장과 고객에 대응하기 위한 팀들이 대부분입니다. 팀 안에는 회계, 영업, 마케팅 등 각 분야의 담당자들이 함께 존재합니다. 이 조직에서 리더는 대부분 '민원해결사'의 역할을 맡습니다. 실무자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진행하는 업무에서 방해가 되는 요소를 경청하고 조직 차원에서 해결해 주는 것입니다. 별도의 개인별 인센티브는 없고 팀 차원에서는 보상을 합니다. 그런데 구성원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최고의 보상은 참여가능성과 자율성입니다. 최소한 지켜야하는 회사의 원칙,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어떤 것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자발성의 근원은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이 믿고 있는 목적성입니다. 자신들이 하는 일, 회사가 제공하는 것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구성원들이 먼저 제안, 실행, 자기 조직화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업무가 진행되니 외부적 변화에도 매우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고객에게 실제로 가치를 전달해 주는 전문가가 보통 구성원들 사이에서 존경을 받고 리더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기존의 조직은 낡고 나쁜 느낌으로, 변화된 조직은 장밋빛의 좋은 느낌으로 편향되게 묘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은 어떠한 모습인지는 설명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조직 차원에서 시스템을 바꾸면 좋겠지만 그게 쉽게 손댈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개인의 의식을 바꾸는 차원이라면 집합교육을 여러차례 기획하여 진행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조직 차원에서 시스템을 바꾸려면 엄청난 혼란이 생겨날 수도 있고, 조직 구성원의 거센 반발이 있을수도 있고, 결과적으로 실패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든 변화가 갖고 있는 속성입니다. 그래서 이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잘 거쳐가기 위해 인류는 '통과 의례'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성인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스파르타, 또는 과거 아프리카 부족을 떠올려보면 성인식이란 꽤 큰 의미를 가지며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심지어 통과 의례의 과정에서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실제로는 많은 통과의례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군대, 명문대 학과 또는 동아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많은 경우 통과 의례는 폭력적이거나, 기괴하거나, 과도한 경우가 많습니다. 통과 의례에 난이도가 높을수록 그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심리학자들의 주장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습니다. (해병대, 명문대는 아무나 가지 못한다는 엘리트 의식이 존재하지요.) 통과 의례는 필연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그런데 이 통과의례를 즐겁고 유익하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통과의례에 '게임' 요소가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변화해야 한다면 즐겁게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게임화(Gamification)는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되어 많은 조직의 변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과의례가 좋은 게임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리가 어릴적 즐겼던 오락게임 또는 동네에서의 놀이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성입니다. 일단 강요된 것은 무조건 게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재밌지가 않으니까요. 그리고 게임에는 난이도가 있어야 하고, 그 난이도를 이겨낼 수 있는 스킬업 (Skill up)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레벨이 올라갔다는 중간 피드백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성취감과 만족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에 목표와 사명감이 있으면 더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그냥 적을 쳐부수는 것과 사랑하는 애인을 납치해간 적을 쳐부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자, 그런데 이런 게임 원리를 조직문화 개선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OST, OpenSpace Technology입니다.   

  

Image : https://truthcircles.com/open-space-training/

다음편에서는 조직 변화를 게임처럼 할 수 있는 도구인 OST의 작동 방식을 다뤄보겠습니다.



“이 저작물은 CC-BY-SA-4.0으로 출간된 오픈소스 문화 기술인 OpenSpace Beta에서 응용되었으며, www.OpenSpaceBeta.com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픈스페이베타의 원저자는 Silke Hermann , Niels Pflaeging 입니다.

This work is derived from OpenSpace Beta, and open source culture technology published under the CC-BY-SA-4.0 licensed and found here  www.OpenSpaceBeta.com.   Original authors of OpenSpace Beta is Silke Hermann and Niels Pflaeging. 

 



이 글의 동영상 설명 링크

https://youtu.be/Ybhi-mfD3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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