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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Jul 22. 2019

온전히 참가자들이 이끌어가는 회의, 오픈스페이스

OST, OpenSpace Technology

조직이 새로운 DNA를 가지려면 기존의 방식을 버리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나름의 아픈 과정을 거쳐 성인이 됩니다. 조직도 그런 아픈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아프기 보다는 재미있고, 유익할 수는 없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채택된 것이 오픈스페이스 테크놀로지, OST입니다.

 

OST의 개요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 큰 주제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할 주체들을 초대합니다. 

2. 초대에 응한 사람, 즉 자발적인 사람들이 한 곳에 모입니다.

3. 참가자들이 큰 주제 (문제)에 대한 세부 토의 주제를 발의합니다. 

4. 토의 주제를 발의한 사람들은 전체에게 소개하고 게시해 둡니다. 

5. 참가자들은 자기가 관심있는 토의 주제로 가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6. 최초 발제자는 논의 진행, 결과정리, 실행사항을 정리합니다. 

7. 이 모든 과정은 참가자들이 주도하여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위키피디아의 정의를 보면 이러합니다.  두가지 키워드를 강조해 놓았습니다. 

 

초대, 참가자 주도의 과정
 

이 접근법은 철저하게 참가자들의 자발성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출발은 무조건 '초대'에 의해 시작됩니다. 강요가 들어가면 참가자 주도는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물론 전체 분위기가 협력적이게 되면 수동적이거나 부정적인 사람들의 태도까지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초대로 시작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등 떠밀려 온 몇몇 사람이 전체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그 등 떠밀려 온 사람이 문제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강요하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접근법은 1980년대 해리슨 오웬 (Harrison Owen)이 제안했습니다. 1980년대, OST가 나올 당시의 한국은 어떠했을까요? 1987년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독재 타도를 외치고 민주화를 요구하던 당시의 한국인들에게 OST는 너무도 먼 얘기였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1980년대 한국은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회, 기업 문화로는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생각합니다. 당시 한국은 고도 성장기, 공급자 주도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신속, 정확, 대량' 생산이 중요했습니다. 이럴 때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지휘 아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는 이미 다른 시대, 다른 시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1980년 이래로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집단이 OST를 활용했습니다. 

 

뭐? 나는 처음 들었는데?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OST를 활용하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아직 대중화까지 된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OST라는 이름이 아닌 다른 접근이더라도 참가자와 실무자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는 형식의 회의와 의사결정 방식은 지속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시대의 변화가 이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창시자의 해리슨 오웬이 제시하는 우선 가치는 단순합니다

 

열정, 책임 이런 단어는 우리도 이미 많이 쓰는 말 아닌가? 
 

그렇습니다. 제가 강의와 코칭을 하기 위해 고객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회사 소개나 인재상에 단골로 등장하는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종종 경험하듯 외부에 보여지는 슬로건과 실제 현실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열정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신입사원 연수에서, 승진자 과정에서 개인을 훈련시키는 노력을 했습니다. 이 접근방식은 기존에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제는 일방향으로 요구하거나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럼 구성원들이 열정과 책임의식을 스스로의 내면에서 끌어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다음의 이 단어에서 출발합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제가 주변 지인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듣게 되는 질문인데요. 

 

정말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할까요?  그냥 무질서하고 정신없는 자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특히 몇 년동안 수동적인 태도의 참가자를 경험한 HR 담당자의 경우는 우려가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기회를 부여해도 사람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운이 좋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저의 경우 러닝 퍼실리테이션에 OST방식을 적용해서 그런 문제가 생겼던 적은 없었습니다.  

 

워크샵을 시작하면서 왜 이런 방식으로 하는지를 진지하고 성실하게 설명하면,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그 의도를 이해합니다. 그리고 진짜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을 느낄 때 사람들은 적극 참여합니다. 갑작스러운 업무 때문에 워크샵을 잠시 떠난 경우는 사실 늦게 돌아와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최대한 일을 빨리 마치고 돌아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심지어는 자유롭게 담배 피우러 나가서도 주제 토의를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모든 것이 참가자의 자유이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있습니다. 바로 4가지 원칙과 1가지 법칙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발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꿀벌이 꽃을 위해 하는 행동을 알고 있습니다. 꿀벌은 꿀을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꽃들이 번성할 수 있도록 유전자 정보를 교류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OST에서는 수많은 다양한 주제가 '동시간에'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개인별로는 여러 개의 관심 주제가 곳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껏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의견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조직의 다양한 부서, 연령대,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중에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나오고, 전문적 식견이 전파될 수 있습니다. 

꿀벌들 덕분에 예쁜 꽃들이 곳곳에 풍성하게 피어나는 것처럼, 두발의 법칙을 통해 조직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학습이 풍성하게 생겨납니다. 

 현장에서 OST를 경험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과정은 매우 유익하고 즐거운데, 워크샵이 종료된 이후의 실행 또는 제도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OST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해결 방안은 간단합니다.  OST 이후에 이를 실행한 후 스스로가 확인하는 단계를 넣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 단계를 매우 정교하게 체계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편에 소개하게 될 오픈스페이스 베타입니다. 오픈스페이스 베타는 두 번의 OST형식의 미팅을 갖고, 그 미팅의 전반, 중반, 후반에 필요한 실행 계획을 추가해 놓은 형식입니다.  다음편에서는 구체적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한창훈, 커뮤니케이션 코치



“이 저작물은 CC-BY-SA-4.0으로 출간된 오픈소스 문화 기술인 OpenSpace Beta에서 응용되었으며, www.OpenSpaceBeta.com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픈스페이베타의 원저자는 Silke Hermann , Niels Pflaeging 입니다.

This work is derived from OpenSpace Beta, and open source culture technology published under the CC-BY-SA-4.0 licensed and found here  www.OpenSpaceBeta.com.   Original authors of OpenSpace Beta is Silke Hermann and Niels Pflaeging. 


 


이 글의 동영상 설명 링크

https://youtu.be/Ntu_ggUh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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