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인어공주
나는 목소리를 주었고
그는 내 이름조차 몰랐다.
파도는 내 다리를 찢으며
매일 새로 태어나게 했다.
하지만 그는—
그 고통을 춤으로 착각했다.
나는 웃었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불편해할까 봐.
사랑은 침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진실은,
사랑은 들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들리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
물거품이 되어,
나는 처음으로 가벼워졌다.
누구의 기대도, 마법도,
아버지의 눈물도 없이
그저 나로서, 흩어질 수 있었다.
그가 모르는 채로 살아가길 바란다.
내 고통을 기억하지 않길 바란다.
이 바다보다 잔인한 건
모른 채 사랑받는 일이니까.
나는 사라지며 그를 용서했다.
그리고 나를,
끝까지 말하지 못한 나를
조금은 이해했다.
물 위엔 여전히
햇살이 부서지고 있다.
그 아래엔
나였던 것들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