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인어공주
어떤 눈빛은 말을 배우지 못한 채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묻지 않았다.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내게 나를 요구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편했다.
말하지 않는 사람은
부서지지도 않으니까.
그러나 지금,
그녀는 없다.
그리고 나는 알아버렸다.
그 조용한 미소가
날 매일 새롭게 받아들였다는 걸.
내가 누구를 말할 때도,
그녀는 매번 듣고 있었다는 걸.
나는 사랑받았다.
그러나 알지 못했고,
그래서 돌려주지 못했다.
그녀가 물거품이 되던 날
나는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바다가
그녀를 데려갔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사랑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사랑을 몰랐다는 건,
평생 지는 죄다.
이제 나는 매일
모르는 얼굴을 떠올린다.
말 한마디 없이 웃던 그 얼굴을.
목소리 없이 사랑하던 그 눈빛을.
그리고 그 이름 없는 슬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