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종을 울린 자 – 요정 대모

2장. 신데렐라

by 엘리킴


나는 마법을 부렸다.
호박을 마차로,
쥐를 말로,
누더기를 비단으로.


그리고 말했다.
“자정이 되면 모든 게 끝난단다.”
그건 계약이었다.
아니, 예고된 환상이었다.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저 한 번만,
그 밤을 가져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했다.
나는 그녀가
처음으로 환하게 웃는 얼굴을 봤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단지
시간을 빌려줬을 뿐이었다.


나는 안다.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사랑은 항상 조건이 따른다는 걸.
마법은 언젠가 풀린다는 걸.


그래서 나는
종을 울렸다.
그녀의 구두는 남았고,
그녀는 도망쳤다.
꿈은 그렇게 끝났다.


나는 조용히 사라졌다.
축복처럼, 혹은
망설인 저주처럼.


그녀는 왕비가 되었다.
모두가 해피엔딩이라 믿었지만,
나는 안다.


그날 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그 아이는
도망치지 않았을까.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는다는 공포에서.


나는 시간을 쥐고 있었고,
그 시간으로
그녀를 속였다.


나는 요정이다.
그러나 신은 아니다.
그래서 마법이 끝나고 나면—
나는 언제나 죄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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