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미녀와 야수
나는 교환된 몸이었다.
책을 읽던 손이,
갑자기 문이 닫힌 성 안에 갇혔다.
아버지는 떠났고,
나는 남았다.
그것이 사랑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하지만 그 순간,
사랑은 없었다.
두려움만 있었다.
그는 짐승이었고
나는 포로였다.
내 방은 크고 따뜻했지만
창문은 열리지 않았다.
성 안에는 묘한 정적이 있었다.
하인들은 친절했고,
식탁은 차려졌으며,
나는 자유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졌다.
그가 나타날 때마다
나는 눈을 피했다.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이상한 침묵이 그를 따라왔다.
나는 그를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를 불쌍하게 여기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단지,
여기서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매일,
그의 목소리는 조금씩 낮아졌고,
그의 눈빛은
무언가를 삼키고 있었다.
책을 읽는 그의 모습,
내 질문에 잠시 멈칫하는 손.
그건 감정이 아니라,
과거에서 길어올린 기억 같았다.
나는 그가 나를 바꾸려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내 안의 무언가가
먼저 변하고 있었다.
장미는 아직 피지 않았지만
내 마음 어딘가에서
무언가 자라고 있었다.
그게 사랑이었는지,
연민이었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
다만 나는,
그를 짐승이라 부르지 않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장미는 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