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은 거짓이 아니었다 – 야수

3장. 미녀와 야수

by 엘리킴


그들은 말했다.
내 얼굴이 저주라고.
사랑을 모르는 대가라고.
그래서 내가 짐승이 되었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거울을 보기 전부터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이었다는 걸.


이건 벌이 아니다.
이건 진실이다.


내 안에 있던 분노가
이빨이 되었고,
내 안에 있던 외로움이
울부짖음이 되었으며,
내가 거울을 깨트릴수록
내 모습은 또렷해졌다.


사람들은 내 외형을 두려워했다.
나는, 그 눈빛을 이해했다.
왜냐하면—
나 역시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너는 왔다.
책을 읽고, 묻고, 웃었다.
네 두려움은 진심 위에 얇게 깔린
한 겹의 커튼 같았다.


나는 숨을 죽이며
너를 바라보았다.
손끝 하나 대지 못한 채.
너를 더럽히지 않으려는
모진 절제가
날 더 짐승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너는 내게 말했다.
사랑한다고.
이 모습으로도 괜찮다고.


나는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오지 않는 몸이었다.
하지만 그날—
내 가장 깊은 심연에서
너의 이름이 울렸다.


그리고 마법이 풀렸다.
나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야 진짜 사랑을 이뤘다고.
하지만 나는 속삭였다.


그 짐승의 얼굴이야말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직했던 내 모습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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