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빨간망토
나는 그렇게 말했다.
“뛰지 말고, 걸어라.”
“길에서 벗어나지 마.”
“늑대는 말을 곱게 한다.”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진한 얼굴,
빨간 망토를 여미며,
내 말을 다 안다는 듯한 눈으로.
나는 문을 닫지 못했다.
그 작은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걸 들으면서도
그냥 문 앞에 서 있었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막지 못한다.
나의 말들은 너무 가볍고
세상은 너무 무겁다.
숲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아이도 늘 자랐고,
나는 단지—
그 중간에서
겁내는 사람일 뿐이었다.
뛰지 말고,
걸으라는 말엔
내 모든 바람이 담겨 있었다.
급하게 가지 말 것,
함부로 믿지 말 것,
자신의 두 발로
조심히 살아갈 것.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아이는 결국
달렸을 것이다.
꽃을 보고 멈췄을 것이고,
늑대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
그게 세상의 방식이다.
모두가 한 번쯤은
길을 벗어나야만
다시는 벗어나지 않게 된다.
나는 지금도 문 앞에서
그 아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혹은,
길을 벗어났더라도
돌아올 길을
기억하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