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끝난 뒤
우리는 동화를 읽으며 자랐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는 항상
조용히 뒤에 남아 있었다.
왕자가 떠난 후의 성,
마법이 끝난 후의 침묵,
공주가 깨어난 뒤의 숲.
그곳에는 언제나
이야기 바깥의 마음이 존재했다.
이 시들은
그 바깥에서 들려온 목소리다.
끝내 기억되지 못했던 이들의 말,
눈빛, 망설임,
그 모든 것을 다시 써본 기록이다.
사랑은 언제나 중심이 아니었고,
희생은 조용했고,
용서는 말로 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시집을 덮으며
동화를 다시 읽는다.
다른 눈으로,
다른 마음으로,
그리고 더 깊은 어둠과 빛을 함께 안고.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당신이 말하지 못한 것,
당신이 감췄던 이름,
당신의 동화 뒤편에도
언젠가 누군가가 귀를 기울이기를.
그리고 기억하길.
모든 이야기는
누군가의 침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