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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원PD Oct 24. 2020

역사의 흔적, 다 품은 운동장

세상은 운동장, 월드컵을 품다!

2000년대 스포츠를 경험한 모두에게 가장 뜨거웠던 시간은 아마 2002 한일월드컵이 아니었을까?

우리 축구, 아니 우리나라 스포츠의 모든 순간 중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을 시간이라 할 수 있을 터.

그 순간의 기억과 감동이 생생한 이들에게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월드컵"이 가장 큰 순간일 것이다.


2002년 대회를 치르며 우리나라에는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운동장이 무려 10곳이나 새롭게 함께했다.

특히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첫승이 함께 한 부산 아시아드부터 16강 진출이 확정된 인천 문학.

그리고 가장 뜨거웠던(그래서 위, 제목 사진에도 함께하는) 이탈리아 전이 펼쳐진 16강전의 대전월드컵,

승부차기까지 갔던 8강전의 광주와 상상조차 힘들었던 준결승의 서울까지 모두가 인상적이다.

예선부터 3,4위전까지 승리는 없지만 무려 2번이나 경기를 치른 대구스타디움도 함께한다.


모두, 우리 축구의 뜨거운 역사를 담은 공간, 이들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아직도 "축구"로 함께한다. 

월드컵이라는 뜨거움을 품었던 공간들이 우리 축구의 오늘을 담는다는 의미는 분명 중요한 포인트!


그 관점에서 오늘은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는 공간, 우리 대표팀이 아닐지언정 월드컵을 치른 공간을 본다.

아직까지 축구를 담고, 여전히 축구의 운동장으로 함께 숨 쉬는 K리그의 홈구장은 우리 곁에 함께 한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아마 우리 대표팀 경기가 아닐지언정, 우리 축구의 공간 중 우리나라 팀이 가장 잘 싸워온 홈구장,

2002년 월드컵의 산물로 함께 자리한 뒤, 홈티 전북현대의 영광의 시간을 오랜 시간 함께한 공간이다.

과거부터 전주의 홈팀의 홈구장의 별명, 전주성을 여전히 이어받은 곳, A매치로 곧잘 치렀던 운동장!

지붕은 함죽선, 기둥은 솟대, 케이블은 가야금의 현을 상징으로 담은 디자인적 아름다움도 있다.


원래 우리 대표팀이 조 2위가 됐더라면 이곳에서 16강을 치렀겠지만 조 1위가 되어 대전에서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의 월드컵은 없었을지언정, 홈팀 전북현대의 맹활약으로 의미와 가치가 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대전 그리고 제주

월드컵의 홈구장으로 쓰인 대전과 제주는 현재 공교롭게도 모두 K리그2 소속 팀들이 홈구장으로 쓰인다.

대전은 그래도 우리 16강전을 치르며 8강 진출 성공 신화를 쓴 공간으로서 의미가 뜨겁게 자리하는 곳,

한때 축구 특별시라는 별칭을 얻었던 대전의 과거, 역사의 상징을 담은 운동장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기를 치르지 못했을지언정, 한때 세계에서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한 곳으로 언급됐던 제주!

강풍으로 지붕 천막이 날아간 뒤부터 제주의 태풍 피해 상징처럼 자리하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곳이다.

제주란 이름과 달리 지역도 서귀포, E석의 영문명칭도 서귀포인 특이점이 많은 공간으로 자리한다.


두 곳 모두 가서 축구를 보기엔 참 좋은 공간, 과연 다시 1부리그의 운동장으로 함께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

나름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월드컵경기장 가운데 가장 먼저 개장을 한 형님격(?)인 운동장이다.

역시나 이 공간을 홈구장으로 쓰는 울산 현대의 좋은 성적 탓에 한국팀 경기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뜨겁다.

대표팀도 이곳에서 적지 않은 경기를 치렀으며, K리그의 여러 의미 있는 순간도 이곳을 거쳐갔다.

의미와 가치는 큰 곳이지만, 의외로 공간적인 매력에 대해선 덜 알려진 곳이다. 그래서 물론 더 끌리는 운동장!


부산 - 대구, 그리고 인천. 또 광주

우리 대표팀 첫승의 공간, 부산아시아드는 더 이상 우리들의 축구, K리그를 품지 않는다.

소속팀은 과거의 낡은 공간 구덕으로 향했고, 부산의 월드컵 산물, 운동장은 버림받았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다른 경기장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은 대구스타디움, 과거엔 대구월드컵경기장.

2002년 당시 대표팀 경기를 치르고도 매진이 없던 운동장 역시 지금은 K리그와 함께하지 못한다.

국내 최대 규모급인 공간의 크기와 그 열악한 관람환경 탓에 지금은 K리그, 대구FC조차 이 운동장을 떠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운동장의 활용 가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팀이 바로 대구FC라는 점!


인천 역시 우리 대표팀의 2002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 운동장으로 우리에겐 익숙하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준비한 지자체의 열망(?)과 종합운동장 특유의 한계 탓에 K리그 인천은 떠났다.

비슷하게 광주도 우리 대표팀이 스페인을 상대로 한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고 승리를 거둔 운동장,

허나 지금은 역시 광주FC가 전용구장을 만들어 떠났다. 너무 큰 규모 탓에 버림받은 3곳의 운동장.

공교롭게도 대표팀을 치렀던 3곳, 대구와 인천, 광주는 모두 소속팀의 전용구장으로 떠났다는 거!


수원월드컵경기장

"빅 버드"라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칭을 지닌 운동장. 외형의 콘셉트를 잘 담은 설명이다.

우리 대표팀이 오지 않은 월드컵의 산물, 여러 운동장 가운데 가장 뜨겁고 축구를 잘 담은 운동장이 아닐는지.

이 같은 매력에도 이 공간은 지금 뜨겁게 힘들다. 팀의 성적과 여러 가지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서....

하지만, 흔히 우리가 말하는 유럽축구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K리그 구장의 대표적인 운동장은 아마 이곳,

월드컵이라는 이름과 현재진행형의 축구가 교차하는 공간으로서 이 "월드컵경기장"들의 의미는 분명하다.


해외에서 흔히 여러 역사적 공간을 찾을 때, 운동장을 찾는 이들을 보곤 한다. 물론 그 공간들의 장점은 크다.

의미에서도 그렇고, 빈 경기장에서도 충분히 무언가를 즐길만큼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준비해 두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더 가까운 기억이자, 뜨거운 흔적인 공간들이 바로 곁에 존재한다는 건 분명 매력적!

그런 이유에서 곁에 있는 월드컵의 유산은 한번쯤 찾아볼만한 의미있는 운동장으로 여전히 자리한다.


다가오는 주말, 이 공간들은 저마다 뜨거운 경기를 준비했다. 각 리그의 1위 결정전을.

한번쯤 월드컵의 열기를 다시 느끼고 싶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K리그의 월드컵경기장을 찾으면 된다.

멀지 않은 곳, 운동장은 뜨겁게 준비되어 있다. 운동장의 역사는 오늘도 진행형으로 흐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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