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자식은 사역자인가?

목사자식에 기대되는 역할들

by 텐웰즈 원쓰

네이버에서 '목사아들'이라 쳐보면 재미있는 글들이 많다.



Q. 목사 아들딸님들에게 질문?

교회 갈 때 부모님이랑 같이 갑니까? 같이 간다면 몇 시에 도착합니까? (새벽기도)
목사딸, 아들이 21살 정도 되었다 치면 거의 예배는 몇 시에 올리죠?
청년예배만 드립니까?
: ID : mek*****


A1. 제 아버지가 목사님이시죠. 그냥 교회를 다니면 초등학생이면 주일학교 중고딩이면 학생회, 청년이면 청년회 이런 식이죠. 꼭 다 예배에 참석하란 법은 없죠 새벽기도는 전 나가고 싶어서 나갑니다. 그리고 목사님 자녀 중에 삐뚤어지는 학생들이 요즘 많쵸, 21살 정도 되면 청년 예배 드리고 또 11시 대예배를 드리겠죠?
그리고 교회 갈 때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같이 안 가겠죠?
: kj****


A2. 목사 아들 딸이라고 좀 특별한 시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아버지가 목사이지 아들 딸이 목사인 것은 아니잖아요? 아버지가 목사라도 아들이나 딸은 불신자일 수도 있고요. 아버지가 목사라도 아들이나 딸은 불량할 수도 있고요.
물론 성경에 목사라면 가정을 잘 치리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목사의 아들 딸까지 목사님 하고 묶어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목사 아들 딸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목사의 자녀라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시각들입니다.
목사 자녀들도 개인의 개성에 따라 크게 차이들이 나고 있으니 님의 질문 자체가 엄청난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요? 저 역시도 목회자이지만, 저 역시도 아버지가 목사라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 질문의 의도는... “목사 아들들도 목사님처럼 교회 모든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가?”로 보인다. 특히나 개척교회 목사자녀들은 주일날 친구들과 놀고 싶음에도 그럴 수 없다. 보통이 피아노 반주, 조금 자라면 유치부, 학생부 선생님, 청년회 임원에 주중에는 교회 관리집사 역할까지 해야 한다. 물론, 매우 효자인 사람들 얘기긴 하다...^^; 상대적으로 교회가 클수록 그 부담은 줄어들긴 하겠지만 일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과 상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지는 부담을 갖게 된다.

(물론, 아무도 관심 없는 부분일 수 있다. 우리_목사자식들_끼리 이야기이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처럼 아무리 모든 역할을 불만 없이 감사함으로 소화한다 해도 교회에서 목사자녀들을 보는 시선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 공부도 잘해야 하고,
- 사회성도 좋아야 하며,
- 어른들에겐 예의 있어야 하고,
- 리더십까지도 있어야 한다.

정말, Oh! my God!!!이다.
막말로 이 정도 기대를 받는 역할이라면, 예수님도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예수님도 제사장이나 랍비의 자식으로 안 오시지 않았을까? ㅎ
그렇다고 어때야 한다는 말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나 역시 위의 역할을 10%도 소화하지 못한 사람이기에... 그냥 잘하고 있는 사람은 잘하면 되고,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잘하면 되는 거라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기대라는 건 그만큼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혹시 목사 자식들에게 '사역자' 역할을 기대하고 계시는 성도님들이 있으시다면 정말 잘못하고 계신 거다. 종종 청소년기의 반항하는 자신의 자녀를 좋은 길로 인도해 주길 기대하며 목사자녀와 친하게 지내기를 권유하시는 부모님들도 있다. 하지만, 나도 힘들다. 목사자식도 사춘기 있다. 아빠가 목사이지 내가 목사는 아니지 않은가? 왜 자녀 상담을 나한테 해오는가?


특히나,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 너무 많이 지워지는 역할의 부담과 행동의 제약은 엇나간 선택을 하기에 오히려 좋은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경험이다.) 무슨 일이든 "선택-결과-책임"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목사자식들은 결과와 책임만을 요구받는다.

관심과 걱정은 감사하지만, 간섭과 관여는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 그렇다고 기대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대하고 기도하되 기준을 두고 평가하지 말아 달라 말하고 싶다. 성경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하나님은 각 사람을 만드실 때 저마다 계획에 맞게 달란트를 주시고, 용도대로 사용하시는 분이지 않은가? 어찌 목사 자식들은 그 모든 달란트를 다 가지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지… 참네.

난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 교회에서 독립했다.

개척교회 담임목사님(아빠)을 독대하고 주변에 교육부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날 객관적으로 봐주길 기대하는 중견 교회로 옮길 것을 요청했다. 숙고한 아빠 목사님은 허락해 주셨다. 어린 나이였지만 난 내가 인격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결과의 책임 또한 내게 있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성도가 10명 남짓하는 교회에서 사역자에 가까운 자식이 빠져나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보기에도 안 좋다. 그 교회 성도들이 그 아들과 부모를 향해 추측하고, 입방아 찧는 것 또한 무시 못한다. 교회를 옮긴 나 또한 출석하는 교회에 굳이 개척교회 목사 아들이라고 말을 하지는 않았다. 혹 부모님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서… (그리 오래지 않아 금방 알려지긴 했다 ;;;)

그럼에도, 나의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 이건 분명 나로 하여금 그 어떤 약속보다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반면 이미 사춘기를 경험하던 형은 조금 달랐다. 형의 주도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는 약이 되었지만 형에게는 그저 친한 친구들을 사귀는 정도이지 않았나 싶다. 자랑은 아니지만 이후 난 학생회와 청년회에서도 임원을 했고, 찬양팀과 교사로 봉사하며 신앙을 키워가고 있다. 비록 아빠가 담임 목사님인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이긴 하지만 분명 난 좋은 사역자와 선생님, 친구들 덕에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는데 큰 지지가 되고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난 그런 좋은 관계를 하나님께서 준비하시고 이들을 통해 우리를 성장시키시고 성숙하게 하신다고 믿는다.


다시 복기해 보자면 목사자녀들은 어려서부터 본의 아니게 공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살게 된다. '성직자'와 그에 준하는 존재로서의 요청이다.

'넌, 목사 자식이 왜 그러냐?'

길어야 10년, 오래 걸리면 20~30년 지나면 알아서들 경험하고 그 모양대로 헌신할 사람들이다. 사실 그렇지 않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시절이다. 목사자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 예수님을 닮고 따라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라 생각이 든다. 너무 빨리 타오른 장작은 쉬이 식어버린다.


아마도 이 글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역자들이나 그 자녀들 정도가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나는 감히 '우리'라고 호칭하겠다. 우리를 보며 마음대로 기대하고 기준을 들이대는 이들의 눈치를 보지 말자. 그것이 과하고 부담이 된다면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보자. 직접 이야기하기 어렵다면 간접적으로, 둘러서라도 꼭 표현해 보자. 서로에게도 이야기해 주자. 우리끼리 정죄하지 말고 서로에게 자유를 선포해 주자. 복음은 우리를 자유하게 해 준다.


"신앙의 삶이 어려운 것 잘 아시지 않으신가요? 저와 우리 가정이 단단한 신앙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디 인내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대화거리

1) 아빠는 언제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는가?

2) 그 결심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후회가 되지는 않는지? 그때마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3) 아브라함의 아빠는 다른 종교의 제사장이었던 것 같다. 아브라함이 자신의 신앙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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