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2

by 숟가락

마지막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2016년 3월 초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덩치 큰 학생이 몸집 작은 학생의 머리를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보호자의 말을 들어보니 한 살 차이의 형과 집에서 서로 과격하게 논다고 한다. 그 학생의 입장에서는 장난이 맞다. 그러나 피해 학생은 섬세한 학생이었다. 다른 사람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입는 성향의 아이였다. 그 사건으로 피해 입은 아이는 등교를 거부하고 전학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피해 사실을 학생과 보호자에게 듣고 가해 학생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일어났다. 엄하게 꾸짖고 학폭(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을 열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다. 그러나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니 내가 해결하면 가해 학생이 교사 앞에서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학폭을 통해 가해 행동은 처벌할 수는 있지만, 그의 마음이 진정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이 사건을 교실 구성원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피해를 받고 가해를 한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 학급회의 안건으로 올렸다.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모두의 생각을 전부 들어보고자 동그랗게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장난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원래 남자아이들끼리는 서로 때리고 놀리면서 놉니다.”

“제가 봤는데 장난이라기에는 너무 세게 때렸습니다.”

“외모 가지고 놀리는 친구들도 있는데 기분이 나쁩니다.”

“각자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우리는 폭력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교실에서 폭력을 ‘내가 어떤 사람에게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이 싫다는 감정을 느꼈을 때’라고 정의하기로 했다. 물론 이것이 1년 내내 지켜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먼저 회의를 제안했고, 우리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피해 학생들도 자신의 감정을 말했고, 가해 학생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친구들이 지적해줬으면 좋겠다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1년 동안 누구도 떠나지 않고 교실은 유지되었다. 처음 갈등이 있었던 두 친구는 관계를 회복하여 학기 말에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피해 학생은 연구자와의 인터뷰에서 학급회의 이후 친구들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이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서먹함 없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두 학생의 관계가 좋아진 이유 중 하나는 교사가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학급회의를 통해 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확인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 교사가 나서지 않고서도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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