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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스타일 유미영 Feb 13. 2023

공간 디자이너, 리빙 스타일리스트 이야기

리빙 스타일링 24



24

공간 디자이너,

리빙 스타일리스트 이야기

리빙 스타일링 에필로그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늘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일을 하면서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은 마치 애인을 만드는 것 같았다. 애인이 생기면 뭘 좋아하는지 궁금하고, 그 사람과 가족의 취향도 알고 싶다. 그 고객을 깊이 이해할수록 인테리어 만족도가 높아지니까. 심지어 싫어하는 것도 알게 된다. 시댁 혹은 친정엄마 취향도 알면 도움이 된다. 신혼부부의 집을 작업할 때는 마치 내가 결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친정엄마의 마음처럼 이것저것 챙기는 나를 발견하고 천직인가 보다 했었다.


작업이 완료되면 현장을 떠나듯 그 사람과 헤어져야 한다. 애정이 컸던 현장. 이런저런 일들로 속 썩었던 현장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고 이별의 아픔도 크다. 지금은 현관문이 도어락으로 번호만 입력하면 되지만, 내가 처음 일할 때만 해도 열쇠로 문을 열었다. 공사를 마치고 열쇠를 집주인에게 전할 때 찔끔 눈물이 나곤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인테리어 현장과의 만남 그리고 이별. 사람 사는 일이 만나고 헤어짐의 반복이지만, 만남보다 특히 이별은 예의가 있어야 된다. 인테리어 공사도 시작보다 그 마무리가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작업한 현장이라면 이별도 섭섭하지만 시원하고, 또 다른 만남에도 멋지게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미련이 남는 현장은 제대로 이별할 필요가 있다. 밍기적거리지 말고,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제 또 다른 애인을 만나러 떠날 시간이다.


많은 만남들(여러 현장)에 지쳐갈 즈음 나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무작정 떠났던 뉴욕에서의 경험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었다. 우리나라 아파트처럼 누구의 집에 가더라도 비슷한 아니 똑같은 집이 아니었다. 옆집과 같은 구조라도 집집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공사라는 작업없이 개성 있게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물론 가구나 소품이 다양하고 빈티지를 포함하면 데코레이션을 위한 선택의 폭도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브랜드가 많았다. 그 당시 십여 년 전은 우리나라에 이케아도 없었던 때니까.


특히 뉴욕 맨해튼 중심 abc(Carpet at Home) 인테리어 샵에 입점해 있었던 콘랍샵은 오브제(소품)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게 공간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확신을 주었고,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제품을 선택하서 연출하는 일을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으로 불렀는데,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라는 말도 그즈음 매거진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체리색 몰딩을 뜯어내고, 화이트 인테리어를 하던 시기라 연일 뉴스에서 멀쩡한 새 집을 뜯어내고 다시 공사하는 것에 대한 염려를 뉴스로 보도했었다. 패션 코디네이터가 멋지게 옷을 연출하는 것처럼, 집도 큰 공사 없이 옷을 입히듯 스타일을 만드는 홈드레싱이 유행을 했다. 지금은 '홈드레싱'이라는 말보다 '홈스타일링'이라고 부르는데 같은 의미이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것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홈스타일링은 비교적 쉽게 집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

즈음 서비스되기 시작한 핀터레스트는 누구나 간단한 인테리어와 스타일링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따라하기를 시작으로 자신의 공간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셀프인테리어의 시작에 핀터레스트는 좋은 선생님이었다. 뉴욕에서부터 한국에 돌아와 몇 년간 나의 이미지 시안 작업에 큰 도움을 준 서비스인데 요즘은 즐겨 사용하지는 않는다. 십 여년이 지난 지금은 핀터레스트 외에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디지털에 넘쳐나는 이미지와 무수한 카피로 비슷한 공간이 너무 많아진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핀터레스트 Pinterest (2010) : 이미지를 사용하여 인터넷에서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의 이미지 공유 및 소셜 미디어 서비스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매거진 코디네이터 시절에 롤 모델은 마사 스튜어트 Martha Stewart였다.

그녀의 리빙 매거진을 보고 또 보면서 요리, 원예, 실내 장식을 배웠다. 집 꾸미기 원조라고 생각되는 마사는 내 마음속 스승이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뉴욕의 스튜디오도 찾아갔었다. 홈 드레싱 작업을 할 때 도움을 영감을 준 책은 아파트 테라피 Apartment Theraphy(저자 맥스웰 길링험 라이언)이다. 집의 공간을 단계별로 정리하고 새로 꾸며진 영혼의 공간을 자축하고, 정말로 내 집에 있는 편안한 느낌을 경험하라고 말한다. 그는 다른 사람을 집에 초대해서 자신이 새로 얻은 행운을 공유한다. 아파트 테라피를 통해 누구든지 몸과 마음, 영혼의 안식처를 스스로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좋은 집, 공간을 오래도록 잘 유지하는 방법은 일본의 정리 관련 책과 정리정돈에 대한 곤도 마리에 Kondo Marie 다큐멘터리도 도움이 된다. 공간은 생활하는 삶의 공간이라는 것을 기억해라.


나의 공간에 대한 애정은 공간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 왜 그렇게 공간을 찾아다니게 되었나,를 생각해보면 신나게 보물찾기 하듯 새로운 자극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매거진 코디네이터로 일할 때 새로 나온 신상품을 찾아 발품을 팔았던 것이 몸에 베인 습관이 되었다. 처음은 일로 시작했지만, 지금도 나는 여전히 재미있게 공간을 탐험하고 있다.


시장조사를 위한 해외 페어, 인테리어 박람회 출장은 여행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경험하면서 그 공간에서 위로 받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더욱이 우리는 한동안 제한된 일상을 겪으며 깨달았다. 규제가 풀리자 사람들은 제일 먼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감성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고, 오프라인 경험 즉 공간 경험의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인테리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공간 이야기!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리빙 스타일링과 인테리어는 하나의 이야기이며 따로 생각할 수 없다.

라이프스타일을 안다면 모든 디자인이 가능하다.


내가 사는 공간, 내가 경험하고 소비하는 문화가 <나>를 뜻하는 시대의 사람 이야기가 지금 리빙의 현주소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공간 스타일링의 완성이다.






엠스타일 유미영

인테리어 디자이너 유미영


인스타그램  @mstyle_director

http://instagram.com/mstyle_director


유튜브  유미영의 리빙라이프

https://www.youtube.com/mstyle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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