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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Sep 15. 2024

임계점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들어먹을까요?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그렇고 회사에서 직원들을 상대하는 것도 그렇고…

무언가 의도를 갖고 이렇게 해보자라고 이야기를 전달하면 반영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


느낌표와 물음표가 교차로 머릿속을 어지러핍니다.


아이들은 몰라서 그렇다고 쳐도 다 큰 성인이 말을 못 알아먹어서 그러는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그런데, 제가 요즘 물리나 양자역학. 그런 거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 막 연구하고 전문서적 찾아보며 공부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과학유튜버들의 채널들을 잘 찾아보는 정도입니다.

뜬금없이 물리와 양자역학이냐고요?


워낙 이것저것 막 말도 안 되게 같다 붙이고 억지 부리는 걸 즐겨하기도 하지만

이번엔 정말 그럴듯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선한 의도를 담은 말에 반응이 없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선한 의도를 갖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합니다.

여기에는 저의 에너지가 사용이 됩니다.

그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했던 거죠.

그 대상이 아이들이라면 놀려고 하는 에너지에 눌려 제가 전달한 에너지는 티도 안나는 것일 테고요

그 대상이 다 큰 성이 이라면 자신의 관심 밖이거나, 자신의 목적과는 다른 이야기일 가능성이 커서 제가 전달한 에너지가 그 사람의 관심과 목적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이겠죠.


저는 아빠이고, 또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니 그. 대상이 대부분은 아이들이고 직원들이라 저의 상황을 예로 들어 본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들에게 정말 아빠의 마음으로 무언가를 지도해야 할 때가 있고, 직원들에게도 회사의 발전과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서 무언가를 제안해 공감을 얻고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알겠다고 하지만 뭔 소리인 줄 모르고, 그래서 행하지 않고,

직원들은 고개만 끄덕이고 혹시 야근해야 하는 거 아닌지만 신경 쓰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임계점이라는 물리학적 단어가 툭 하고 튀어나왔습니다.

임계점이란 어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다른 상태로 바꿀 때의 온도와 압력을 말합니다.

알기 쉬운 예로 물이 기체가 되는 물리적 변환시점이 임계점입니다. 

물의 액체적 성질이 기체로 바뀌기까지 열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물에 전달되어야 하고, 처음엔 변화가 없지만 점점 따뜻해지고 뜨거워지고 끓어오르고 그러고 나서 기체로 변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더라는 겁니다.


사람에게도 아무리 적은 에너지라도 전달하게 되면 작용을 하게 되어 있고, 다만 너무 미비해서 티가 안 날 뿐인 거죠.

그 작용이 티가 날 정도가 되려면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전달되어야 하고 그 전달된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작용을 해야 하고 그런 과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계점에 다다르면 보이고 느껴질 수 있도록 표시가 나게 됩니다.


그러니 한번 전달한 말에 반응 없다고 실망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담아 전달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좀 심심할 것 같네요.

그래서 살을 조금 더 붙여 보겠습니다.(에너지를 조금 더 쓴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고요)


처음엔 좋은 의도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반응이 없습니다. 그래도 한두 번, 세네 번 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어금니 꽉 깨물고 억지로 웃으면서)

하지만 반응이 없으면 점차 기분이가 상합니다. 이것들 봐라~~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 말에 감정이 짜증이 묻어나갑니다.


임창옥 강사님의 강연영상에서 격하게 공감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잔소리를 ‘맞는 말 기분 나쁘게 하기’라고 정의하시더군요.


선한 의도로 시작했던 말들이 감정과 짜증이 묻어나면서 잔소리로 변질되면 희한한 일이 벌어지는데요, 에너지가 증폭됩니다. 감정과 짜증이 투입된 결과죠.

전달하는 에너지도 증폭되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증폭된 에너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증폭된 에너지가 처음 의도대로 작용했으면 좋겠는데 잔소리로 변질된 순간 선한 의도는 사라져 버리고 그렇게 선한 의도대신 감정과 짜증으로 증폭된 에너지에 대한 반응은 의도된 작용이 아니라 반작용으로 나타나더라는 것이죠.

튕겨져 나가게 됩니다.

네 솔직히 저 때문에 회사 나간 직원들이 몇 됩니다.


아이들도 그렇고. 직원들도 그렇고 도대체 몇 번을, 언제까지 이야기를 해야 들어먹을까 하는 생각에 글이 여기까지 왔네요.


이 시점에 급 성경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장 9절)


저 솔직히 이 말씀을 떠올리며 소름 돋았습니다.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들, 함께 해보자고 건네었던 말들에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솔직히 지칩니다. 낙심되고요.

하지만 그 선한 의도를 잃치말고 묵묵히 에너지를 계속해서 쏟아 부으라고 말씀하시네요.

그리고 때가 되면, 임계치에 다다르면 결국엔 이루어진다고요.


마주쳐 소리날일 없는 허공에 손을 휘젓고 있는 기분이었는데 더 열심히 휘둘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제 멘털을 붙잡아 주는 건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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