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06. 2024

크리에이티브 한 스푼이 필요할때 가야할 도쿄 공간들

도쿄는 여전히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는 열정적인 도시다. 해외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에 힘입어, 도시 곳곳에는 새로운 공간들도 탄생하고 있다. 역동적인 시부야 번화가에 자리한 복합 문화공간에서는 최신 유행과 전통이 공존하기도 한다. 현대적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편집샵에서는 다양한 스타일과 제안들이 우리를 기다리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모인다는 아키하바라의 크고 작은 길목에는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일본 서브컬쳐 팬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 중심지인 하라주쿠에서는 젊은이들이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하라주쿠, 시부야와 같이 일본 젊은이들에게 인기 많은 지역인 시모키타자와에 가면 인디밴드와 다양한 빈티지 패션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모든 도시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듯이, 도쿄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동시에 그 다양성 안에서 우리는 수많은 영감들을 다양하게 뽑아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공간들은 도쿄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들이다.


갤럭시하라주쿠

일본 〒150-0001 Tokyo, Shibuya City, Jingūmae, 1-chōme−8−9 Galaxy 原宿

글로벌 스마트폰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2023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이 22%로 1위를 차지한 데서 잘 드러난다. 하지만 이러한 삼성전자를 단순히 전자기기를 만드는 회사로만 치부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갤럭시 하라주쿠'를 방문해본다면, 삼성전자가 단순히 전자제품만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경험은 갤럭시 하라주쿠를 방문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정도로 이곳은 굉장히 다채로운 공간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갤럭시폰의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다. 갤럭시를 대표하는 S시리즈, 폴드, Z플립 시리즈를 기반으로 디자인, 기능, 경험으로 각각 나누어서 사람들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S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을 직접 체험해보거나, 폴드와 Z플립의 접히는 화면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갤럭시 하라주쿠의 가장 큰 특징은 방문객들이 갤럭시 S, Z 플립, 폴드 시리즈 등을 자유롭게 대여하여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구경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사용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돕는다.

갤럭시 하라주쿠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삼성전자가 일본의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보더리스'와 협업하여 진행 중인 전시회다. 이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갤럭시 제품의 혁신성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2022년부터 협업을 시작한 이들은 'Catching and Collecting in the Sea of Life'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2023년 4월부터는 'Catching and Collecting in the Dinosaur Forest'라는 공룡 숲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진행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갤럭시 Z 플립을 활용하면 전시회 속 공룡을 직접 잡아볼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Z 플립의 카메라로 특정 공룡을 인식하면 화면에 3D 공룡이 나타나 상호작용할 수 있었다. 또한 감각적인 디지털 아트 작품 앞에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2024년 6월 14일부터는 리뉴얼한 'Catching and Collecting in the Sea of Life'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해양 생태계를 주제로 한 새로운 인터랙티브 경험을 제공한다.

2층에 위치한 '마이 갤럭시'에서는 갤럭시 제품의 액세서리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폰 케이스에 자신만의 그림이나 문구를 새길 수 있어 개성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라도 갤럭시폰 사용 친구를 위한 맞춤 선물을 준비할 수 있어, 브랜드 충성도를 넘어선 포용적인 접근을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제품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취향과 오미야게 문화를 적절히 조합한 삼성전자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4층에는 유튜브와 협업한 포토부스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종종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버츄버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버츄버의 목소리로 녹음된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갤럭시 하라주쿠의 콘텐츠는 수시로 바뀌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는 방문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삼성의 노력을 보여준다. 갤럭시 하라주쿠 옆에는 하라주쿠의 대표 패션 상권인 라포레 하라주쿠도 있어, 쇼핑을 겸해 방문하면 더욱 알찬 일정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위치 선정은 젊은 소비자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매장을 배치함으로써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는 삼성의 마케팅 전략을 잘 보여준다.


콘란샵 아자부다이힐즈점

일본 〒106-0041 Tokyo, Minato City, Azabudai, 1-chōme−3−1 タワープラザ 3F

콘란샵은 영국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이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1974년 런던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유명하다. 가구부터 조명, 직물, 홈 액세서리, 기술 제품, 선물용품, 꽃병, 문구, 수납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 집 전체를 꾸밀 수 있는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한 소파부터 이탈리아 디자인의 화려한 조명까지, 다양한 스타일과 가격대의 제품을 한 곳에서 만알 수 있다.


콘란샵은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도쿄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아자부다이힐즈에도 매장을 열어, 일본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다이칸야마에도 매장이 있음에도 말이다. 이는 콘란샵의 디자인 철학이 다양한 문화권에서 폭 넓게 사랑받고 있음을 말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콘란샵 아자부다이힐즈점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쇼룸이다. 자연광과 인공 조명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쇼룸에서는 콘란샵만의 독특한 공간 디자인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이에 맞춰 조정되는 인공 조명과 어우러져 제품들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세심한 연출 덕분에 방문객들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자연스럽고 감각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쇼룸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면? 콘란샵 아자부다이힐즈점은 훌륭한 답안중 하나다. 이곳의 쇼룸은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 공간처럼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이 제품을 자신의 집에 배치했을 때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안에서는 거실 공간에는 소파와 커피 테이블, 조명이 실제 사용하는 것처럼 배치되어 있다보니 방문객들은 이를 통해 실용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콘란샵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다 보니, 매장을 둘러보며 취향에 맞는 제품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쇼룸 코너와 쇼파, 의자 코너에서 가장 좋았다. 특히 USM(모듈식 가구 시스템으로 유명한 스위스 브랜드) 제품을 활용한 공간 디자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USM의 모듈식 선반들이 다양한 색상과 구성으로 전시되어 있어, 같은 제품으로도 얼마나 다양한 인테리어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주방제품 코너에서는 다양한 제품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좁은 주방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수납 솔루션이나, 주방 가전제품들을 세련되게 배치하는 방법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콘란샵 아자부다이힐즈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시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 감각과 다양한 제품 라인업, 그리고 독특한 쇼룸 경험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시모키타자와 리로드

3 Chome-19-20 Kitazawa, Setagaya City, Tokyo 155-0031 일본

시모키타자와는 도쿄에서 시부야 만큼 젊음이 넘치는 서브컬쳐 지역이다. 이곳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빈티지 천국'으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수많은 중고 옷가게와 레코드샵, 독립서점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도 70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장소인데, 이는 시모키타자와의 독특한 분위기와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반영한다.


특히 시모키타자와 안에서도 2021년 6월에 문을 연 상업공간 '리로드'는 시모키타자와에서 가장 힙한 곳 중 하나다. 폐철로를 재개발하여 만든 이곳은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시모키타자와의 로컬 브랜드 24개가 입점해있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리로드에는 다양한 특색 있는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스테이크 샌드위치로 유명한 '스테들러'는 지역 특산품인 고기를 활용한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편집샵 '빔즈'는 최신 패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교토의 유명한 '오가와커피'도 있는데, 이곳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커피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 원두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들이 40가지 이상의 커피 도구를 사용하여 최고의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워크샵을 진행한다. 심지어 소량의 커피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여,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 외에도 아기자기한 문구제품을 판매하는 '데스크라보'는 일본의 세심한 문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100% 비건 카페인 '유니버설베이커리 니코메'는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니즈를 반영한 매장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리로드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리로드의 매력은 건물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리로드 옆에 있는 공연장 'ADRIFT'에서는 인디 밴드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시모키타자와의 문화적 다양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또한, 아이보리색 긴 박스 모양 건물 2층에 올라가면 시모키타자와의 풍경과 함께 일본 정서가 물씬 풍기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전망대는 도시의 옛 모습과 새로운 모습이 공존하는 시모키타자와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햇살이 비치는 날 시모키타자와를 방문한다면, 리로드는 꼭 가봐야 할 곳이다. 햇빛이 비추는 리로드의 분위기는 이곳이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폐철로를 활용한 독특한 건축물, 지역 특색을 살린 다양한 상점들, 그리고 풍부한 문화적 경험이 어우러진 리로드는 시모키타자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