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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Sep 06. 2024

도쿄에서 크리이티브 한 스푼이 더 필요할때 가야할 공간

옐로우코너 도쿄미드타운 히비야점

일본 〒100-0006 Tokyo, Chiyoda City, Yūrakuchō, 1-chōme−1−2 東京ミッドタウン日比谷 3階

옐로우코너는 2006년 파리에서 시작된 예술사진 갤러리로, 일상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예술사진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이곳에서는 약 200명의 예술가들이 담아낸 1,500장 이상의 사진을 풍경, 도시, 인물, 동물 등 9가지 주제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리의 에펠탑을 독특한 각도에서 담은 사진이나, 아프리카 사바나의 야생동물을 근접 촬영한 작품 등 다양한 테마의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모든 작품의 가격이 14만원 이하로 합리적이다 보니, 예술 사진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3층에 위치한 옐로우코너 매장에는 이러한 다양한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개인 취향과 공간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재미가 쏠쏠한데, 예를 들어 모노톤의 도시 풍경을 선호하는 사람부터 화려한 색감의 자연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을 수 있다. 공간 자체는 예술 갤러리와 아트 페어가 적절히 합쳐진 분위기이며, 아늑한 조명 아래 사진을 감상할 수 있어 마치 작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옐로우코너에서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사진작가들의 감성과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나만의 감성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한 작가의 뉴욕 거리 사진 시리즈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하여 도시의 활기와 고독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게다가 전문 사진작가들의 작품이다 보니 구도나 색감, 빛활용 등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매장 안에 전시된 다양한 사진들을 구경하다 보면, 내 공간을 어떻게 더욱 풍성하게 꾸밀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거실 벽면에 대형 풍경 사진을 걸어 공간에 깊이감을 더하거나, 침실에 평화로운 바다 사진을 두어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매장 한편에서는 옐로우코너가 별도로 소개하는 작가의 사진 전시회도 열리는데, 이는 마치 작은 갤러리 속 갤러리와 같다. 이런 전시는 전시장처럼 아름답게 연출되어 있어 멋진 인증샷도 남길 수 있어, SNS를 통해 예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젊은 층에게도 인기가 높다.

옐로우코너는 이처럼 예술 사진을 통해 일상에 특별한 색채를 더하고자 하는 브랜드다. 무엇보다 바쁜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담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옐로우코너는 남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에게 일상 속 작은 미술관 같은 경험을 제공하며, 예술을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GR8

일본 〒150-0001 Tokyo, Shibuya City, Jingūmae, 1-chōme−11−6 2.5 F

GR8은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최고의 편집숍 중 하나다. 라포레 하라주쿠 2.5층에 자리한 이곳의 입구에는 독특한 분재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소나무, 매화나무, 작은 연못, 석등 등으로 이루어진 정원 분위기가 편집숍과 대조를 이룬다. 하지만 세로 나무 격자 벽에 크게 새겨진 "GR8" 로고가 눈에 띄게 자리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조명과 나무 진열장이 어우러진 공간이 펼쳐진다. '반전' 그 자체다. 정원의 조용한 분위기는 심장을 뻥뻥 때리는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순식간에 바뀐다.

GR8은 'GREAT 8'이라는 이름처럼 대단한 공간이다. 123대의 모니터에서 다양한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고, 모니터 앞에는 꽃꽂이와 모자가 아름답게 진열되어 있다. 노출 콘크리트 바닥과 다채로운 옷, 패션 아이템으로 가득한 벽과 진열장을 보노라면 이곳이 갤러리인지 편집숍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매장 한편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쇼파가 있는데 굉장히 역동적인 분위기와는 또 다른 세밀한 디테일이다.


어느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화보 같은 멋진 샷이 나올 만큼 감각적인 연출도 돋보인다. 발렌시아가, 마틴로즈, 피어오브갓 등 유명 브랜드부터 신진 브랜드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조타운과 같이 일본 패션 이커머스, 디젤 같은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라포레 하라주쿠 1층까지 매장을 확장하여 2.5층과 1층 모두에서 GR8만의 독특한 감성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하라주쿠를 방문한다면 GR8은 절대 놓치지 말자.


스콰트/르메르

[폐업] 도버스트리트마켓 긴자 르메르 매장으로 부분 이동.

오모테산도힐즈에서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유리창에 'LEMAIRE'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르메르의 매장이다. 우리에게는 유니클로와 협업으로도 잘 알려진 브랜드이기도 하다. 유리에 적힌 글씨 위에 'SKWAT'라는 작은 간판이 르메르 로고와 함께 매달려있다. 그렇다면 이곳은 'SKWAT'일까? 르메르일까? 사실, 둘 다 맞다. 르메르와 'SKWAT'가 협업해서 만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SKWAT'는 2019년에 탄생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집단이다. 그들은 도심의 빈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협업을 진행하는데, 공간 안에 이미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다. 'SKWAT/LEMAIRE'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그들은 이곳을 만들 때 노출 배관, 파이프, 오래된 목조 주택의 목재 등을 재활용했다. 특히 못이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목조만 사용하는 키쿠미 방식으로 르메르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100년 동안 사용된 집의 폐자재를 활용했다.1층에 자리한 르메르의 매장은 간결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나무로 만든 디스플레이가 공간을 차분하고 고요하게 만든다.

르메르는 '아방가르드한' 아름다움보다는 일상적인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브랜드다. 이러한 철학은 'SKWAT/LEMAIRE' 안의 상품 진열에도 반영되어 있다. 옷을 오브제로 강조하기보다는 옷걸이에 옷을 걸어놓았을 때의 느낌을 살린 셈이다. 'SKWAT/LEMAIRE'는 아름다움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로, 르메르 매장을 구경하면서 스타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아쉽게도 더 이상 아오야마에서 볼 수 없다. 그렇다고 걱정하지 말자. 키쿠미 방식으로 만든 르메르의 디스플레이는 도버스트리트 마켓 긴자에서 새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또한 스콰트는 최근 시부야 파르코와 VCM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아오야마 지역은 네즈 미술관을 비롯한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와 예술 공간들로 가득 찬 곳이다. 'SKWAT/LEMAIRE'는 이러한 지역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공간이기도 했다. 비록 이제는 없어졌지만, 그 독특한 매력은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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