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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백 Feb 15. 2022

세네갈 사람들의 운동에 대한 열쩡, 열쩡, 열쩡!

나의 시설 탓, 장비 탓, 선생 탓

새해가 되면 꼭 하는 다짐 중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 ‘운동’.

어릴 때는 온 동네를 뛰어다니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니 굳이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이제 운동은 내 건강한 삶을 위해 일부러 해야 하는 일이 됐다.


동네 뒷산을 오른다, 초등학교 운동장을 열 바퀴 돈다, 아파트 공터에서 줄넘기 3천 개를 한다 등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것은 ‘돈’이었다. 헬스장에 등록하고, 심지어 P.T. 도 등록하고, 요가나 필라테스를 다니고, 수영 강습을 받는 것. 등록비가 아까워서라도 가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100% 출석을 한 것은 또 아니었다. 찾아보고 비교해가며 등록했어도 내 맘에 쏙 드는 것만 있진 않았으니까. 헬스장에서 주는 옷이 맘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고, 필라테스 샤워실 수압이 약해서 불편하기도 했다. 어떤 강사는 좋고 어떤 강사는 별로였다.



그랬던 내가 이곳에 와서 느낀 점은 나란 인간은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았을까-였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운동에 미쳐있다. 몸에 밴 습관, 밥을 먹는 것 같은 일상처럼 보인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이 사람들로 바글바글한다. 다들 올림픽 출전하는 사람들 같다. 특히 해질 녘에서 밤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하는데, 여기는 그냥 길거리다. 칠흘같이 어두운 바다 옆 흙모래 풀풀 날리는 길거리. 좋은 시설은커녕 길도 제대로 닦여있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은 주변 지형지물을 사용해서 뛰고 또 구른다.


맨몸으로 그 몸이 부서져라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니 시설 탓, 장비 탓, 선생 탓 좀 해 본 내가 너무 하찮게 느껴졌다. 부족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도 고마움을 모르던 내가 있었다. 뭐가 없어서 운동을 못한다는 말은 게으른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핑계였는데 말이다.

오늘도 그들의 탄탄한 몸을 보며, 내 몸이 더 녹슬기 전에 조금 더 부지런히 더 많이 움직여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참, 물론 여기도 헬스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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