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더 필요했을지 모른다

by Glory

원했던 삶의 모양이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 것은 어쩌면 인생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것은 마치 잠들려 하면 할수록 잠들기 어려워지고, 관계를 잘하려 애쓰면 애쓸수록 더 멀어져만 가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역량 대비 너무 많은 것을 하고자 했으며, 인생에 대한 과도한 애정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너무 혹독했던 것이다. 가만히 있지를 못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 도태되는 것이 두려워 동분서주 향방 없이 움직이기도 한다. 게다가 주변의 말에 흔들려 중심을 잡지 못했고, 이리저리 끌려다니기까지 다. 그저 잘 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무엇이든 과도한 관심과 애착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있다. 그것은 집착일 뿐이며, 욕심일 가능성이 크다. 건강한 사랑은 되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때로는 무심한 듯 서로를 지켜봐 주는 일일 텐데 말이다. 우리는 인생을 과하게 사랑했다. 방관하는 것만 문제라 생각했는데 그것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인생이 우리에게 욕하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신경 좀 꺼'


때로는 인생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무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유불급이라 했나. 지나치게 과한 것은 언제나 아닌 것만 못하다. 당신은 이미도 충분할지 모른다. 책임감 없는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조금은 덜하고 덜 사랑해도 괜찮다. 살다 보니 되려 신경을 덜 썼어야 잘 되었을 일들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나로 써가 아닌, 인생 스스로가 살아갈 시간도 넌지시 내어 줄 필요도 있던 것이다.


조금 놓아주자. 조금 용서하자. 조금 덜 이루자.

그리고 잠시 자기 자신을 꼭 끌어안아주자.


그래. 그것이 더 필요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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