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동시에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을 향해 우렁차게 울어대는 것뿐이었다. 아무런 능력이 없었고 무방비했다. 누군가의 돌봄이나 도움 없이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그저 나약한 미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여기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했다.
적어도 정상적인 부모였다면 밤 잠을 포기했을 것이며, 자신의 젊음과 모든 시간을 이 작디작은 생명에게 아낌없이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쪽 편은 닳아갔고, 그 덕에 다른 한쪽 편은 자라났다. 소멸과 성장은 따로 있지 않았다. 불가분의 관계처럼 항상 함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우리가 우쭐할 필요가 없는 것은, 삶의 성장이 꼭 타고난 재능이나 내 노력의 댓가로만 지불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기다려주었고, 누군가는 감내해 주었던 것이다.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피해를 입었고 누군가는 손해를 봤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딛고 점점 더 자라났다.
현재 당신이 피해를 입거나 손해를 보고 있다 여겨진다면, 그것은 동시에 누군가는 성장하고 있다는 일련의 증거일 수 있다. 이것은 원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감내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우리 또한 그렇게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모든 이의 성장은 이것을 반복함으로 이어지는 듯 보인다. 우리는 한낱 미물로 시작했을 뿐이다. 그리고 공짜는 없었다.
거기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