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태생은 스스로의 선택이나 의지로 되지 않았다. 부모의 관계와 사랑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순전히 나의 의지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만일 우리에게 삶을 선택할 권한이 주어졌었다면, 누군가는 무조건적으로 동의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무조건적인 거절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생의 시작점이 그랬듯, 삶 또한 스스로의 의지만 가지고 영위되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이것은 마치 날씨나 기상상태를 우리가 선택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것과 유사하다.
만일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비가 왔다면, 잠시 멈춰 하늘에 대고 마음껏 분노를 표출해도 좋다. 다만, 적어도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꽤 멋진 일이지 않나 싶다.
사실 이것은 당신이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삶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도 분명 존재했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의지가 없어서 그래'라는 말로 너무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의지로 되는 일이 있고 또 그렇지 않은 일도 있더라. 여기에는 우리의 의지뿐만이 아닌, 다른 여러 요소들까지도 잘 맞물려야만 가능했던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삶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원래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