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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인 줄 알았는데,

키워보니 상남자

by 피터팬


아파트 분리수거함 앞,
조그마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바로 코짱이다.


처음 데려올 때, 물어봤다.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암컷이에요.”


예전 본가에서 조용하고 얌전한 암컷 고양이를 키운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코짱이도 그럴 줄 알았다.
수컷이었으면... 입양을 조금 더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코짱이는 처음부터 다정하고 귀여운 공주 같았다.
와이프가 샤워를 하러 들어가면 졸졸 따라 들어가
샤워실 문 앞에 조용히 앉아 와이프를 바라봤다.


고양이 앞이라 민망할 수도 있을 텐데,

와이프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같은 여자니까.”


병원에서도 다시 한 번 물어봤다.

“암컷 맞죠?”
“네, 암컷이에요.”


그리고... 2주쯤 지났을까.

코짱이 엉덩이에 뭔가 동그란 게 생겼다.

하나도 아니고... 두 개.

설마...?

이건 아무리 봐도 쌍방울이었다.


혼란스러웠다.
마냥 예쁜 공주 같던 녀석이
산적 같은 상남자였다니!


그 길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선생님, 이 아이... 암컷 맞죠?”

“아뇨, 수컷이네요.”
“...전에는 암컷이라면서요?”
“어릴 땐 성별이 잘 안 보일 때도 있어요.”


...그렇다.
코짱이는 상남자였다.


그 사실을 안 후,
와이프는 샤워실 문을 잠그기 시작했다.


ps.
이제는 이쁨보다 강하게 키우기로 했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21일 오후 07_19_24.png



쌍방울이 자라날 줄은 정말 몰랐다.

공주는 없었고, 상남자만 남았다.

그래도 좋다, 너니까.

이제부터 샤워실 출입은 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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