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사올게, 기다려
코짱이가 우리 집 식구가 된 뒤로,
자꾸 미안한 일들이 생긴다.
"오빠, 오늘은 나가서 먹자."
"그래, 날씨도 좋으니까 외식할까?"
"피자? 치킨?"
"피자!"
"콜!"
외식 얘기에 들떠서,
그만 코짱이를 잠시 잊어버렸다.
헉! 코짱이는... 집에 남겨두고 가야 하는데.
가족이 된 뒤로,
코짱이를 혼자 남겨둘 때마다
괜히 코짱이 눈치를 보게 된다.
"코짱아, 간식 사올게. 기다려."
"냐~옹."
웬일인지,
오늘따라 그 울음소리가
진짜 서운한 마음처럼 들렸다.
순간 발걸음을 돌리고 싶었지만,
와이프와 오랜만에 나가는 외식이라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
코짱아,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
갔다 와서 많이 놀아줄게.
밥은 먹었지만,
마음은 끝내 집에 남아 있었다.
결국 우리는 코짱이를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 앞,
조그맣게 웅크린 코짱이가
말 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이란,
아무 말 없이도
기다리는 걸 배우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