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된 집사에게 주는 선물
냥이의 골골송을 듣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골골송은, 오직 허락된 집사에게만 들려주는 기분 좋은 노래다.
냥이를 키우다 보면,
집사는 자연스럽게 개인비서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 청소, 식수 교체, 사료와 간식 준비,
거기에 발톱 관리, 양치, 빗질까지.
냥이님의 케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그 모든 정성과 수고 끝에,
냥이님이 기분이 좋으면 허락된 집사에게 골골송을 들려준다.
골골송은 한마디로, 고생하는 집사를 위한 냥이의 칭찬이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그간 데면데면하던 코짱이가,
처음으로 내 품 안에 안겨 골골송을 들려줬다.
그 소리는 너무 작아서 귀를 가까이 대야 들릴 정도였지만,
가슴을 대고 있으면 미세한 떨림처럼 전해졌다.
이 조그마한 생명이 내게 마음을 열었다는 걸,
아주 작은 진동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코짱이의 집사가 되고 나서부터,
자는 모습만 봐도 사랑스럽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귀엽기만 했다.
그래서 도도하게 구는 순간들이 찾아오면
괜히 섭섭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끔,
품에 안겨 골골송을 들려줄 때면,
그동안 쌓였던 모든 섭섭함이
눈 녹듯 사라져버린다.
골골송은 말 없는 속삭임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좋아.”
“그냥 함께 있는 게 행복해.”
그리고,
작은 숨결 하나에
나는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아무 말 없이,
가슴에 번진 작은 떨림 하나.
조용히, 아주 천천히, 마음을 물들였다.
그 조그마한 진동만으로,
그것만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