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3개월, 4개월
사춘기는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감정을 나누는 모든 생명체에게도 있다.
일명, 질풍노도의 어린 시절.
사람은 말을 하면 어지간해선 알아듣는다.
하지만 동물은 다르다.
아무리 말을 걸어도,
때론 알아듣지 못하고,
때론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고를 치면,
모든 뒤처리는 집사의 몫이다.
냥이가 냥춘기에 접어들면,
집사는 더 이상 집사가 아니다.
그저 냥이의 충직한 하인,
혹은 무력한 노예가 된다.
코짱이가 냥춘기에 접어들자,
현란한 스텝으로 나의 혼을 쏙 빼놓는다.
그뿐인가.
듣도 보도 못한 괴성을 내지르며
거실과 방을 누비면,
여긴 그냥 광란의 나이트클럽이 된다.
순간, 분위기에 맞춰
샴페인이라도 터뜨려야 하나 싶어진다.
한바탕 스텝을 밟고 난 냥님은,
지쳐서야 영업 마감을 한다.
그리고 남은 건,
거실 곳곳에 펼쳐진 참혹한 잔해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낮에는 얌전하다가,
늦은 밤, 조용해지면
본격적인 광란의 파티를 시작한다는 것.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장에서,
밤마다 뛰고 울부짖는 소리에
혹시 아래층에 소음이 울리진 않을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코짱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날이 갈수록 영업 마감 시간을 넘긴다.
결국, 와이프와 냥춘기 대응팀을 꾸렸다.
자료를 수집하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며
해결 방법을 고민했다.
처음엔 도덕적인 부분에서
서로 의견이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코짱이가 우리와 같이 살아갈려면,
이 방법밖엔 없었다.
수차례 고민 끝에,
결국 코짱이의 쌍방울을 잡았다.
코짱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결국 우리가 선택한 사랑이었다.
ps. 코짱아, 걱정마 우리가 평생 책임질게.
질풍노도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웃고, 함께 버텼다.
결국,
사랑은 책임지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