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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의 거리는 0cm

세상에서 제일 좋은 기댐

by 피터팬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요 조그마한 녀석이 엉금엉금 침대 위로 올라오더니
나를 한번 바라보고, 이내 팔에 기대 잠이 들었다.


20cm도 안 될 작은 생명체가
내 팔에 몸을 맡기고 세상 편안한 듯 숨을 고르고 있었다.
솜뭉치 하나가 팔에 포옥 안긴 듯, 가볍고 따뜻했다.


코짱이가 팔에 기대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
작지만 나보다 뜨거운 온기가 느껴졌다.
고양이에게 이렇게 설레긴, 처음이다.


엄마도 아닌데,
고사리 같은 발로 천천히 걸어와
내 팔에 몸을 뉘고 자는 그 모습이란.
아, 이래서 사람들이 집사가 되는구나.


핸드폰 따위 던져버리고 싶었다.
침대 위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내 팔에 기대 잠든 솜뭉치 같은 코짱이.
이 순간만큼은, 내가 코짱이에게 기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누군가 내게 이렇게 온몸을 맡기며 기대온 적이 있었던가.
지금, 우리 사이의 거리는 0cm.


그리고.

ps. 코짱아... 이제 그만 일어나. 나, 화장실 가야 돼...






ChatGPT Image 2025년 4월 21일 오후 06_58_31.png



작은 네가 내 팔에 기대 잠든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조용하고 따뜻한 무게가 내려앉았다.

기댄 건 너였지만, 기대고 있던 건 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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