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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듯 아닌 코짱

가끔은 코짱이가 천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by 피터팬


코짱이는 천재일까, 아니면 그냥 영악한걸까?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똑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코짱이와 초코는 전혀 다르다.


초코는 장난감을 보면 본능적으로 덤벼들어

사냥놀이를 시작한다.


반면 코짱이는 장난감이 아닌

집사의 손을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감히 나를 놀려?’

하는 눈빛으로 집사를 쳐다만 본다.


그뿐만이 아니다.

코짱이는 단어의 뜻도 정확히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


대표적인 단어가 있다.

움직임이 둔한 코짱이도 이 단어 하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민첩한 냥이가 되는,

잠자는 코짱이를 깨우는 마법의 단어.


“간식”


숨소리 하나 없이 사라져 있던 코짱이가

이 말만 들리면 어느샌가 내 옆에 와 있다.


집이든, 마당이든, 베란다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라도 되는 걸까.


그래서 요즘 간식비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요즘 들어,

코짱이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잔꾀라는 게 생겼달까.


코짱이는 집순이 중의 집순이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사료를 먹는다.

더 먹고 싶어도 규칙이 있다.


그런데 초코는 다르다.

반야생답게 바깥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들어올 때마다 밥을 먹는다.

밤에 들어오면 캔도 추가다.


그 모습을 여러번 본 코짱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코짱이도 초코처럼 밖에 나가고 싶다고

문 열어달라며 아우성이다.


“나도 나갈래!”


움직이는 걸 귀찮아하던 코짱이가

나가고 싶다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을 열어줬다.


하지만 몇 분도 안 돼서 돌아온 코짱이는

야옹야옹 울며 집 안을 배회한다.

무언가를 바라는 눈빛으로.


어떤 날은 더 노골적이다.

부르면 오지도 않고,

마당 끝에 가만히 앉아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설마...

그 단어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

“코짱아... 간식!”

이 말이 끝나자마자

총알같이 내게 달려온다.


하...

이걸 똑똑하다고 해야 하나,

영악하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고쳐야 될지 모르겠다.

모질게 훈육이라도 해야 할까?


ps.

코짱아, 초코한테 이상한 거 배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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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길들이는 건지

내가 너를 키우는 건지

요즘은 좀 헷갈린다, 코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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