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야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루이는 작은 가방을 하나 가지고 있었어요.
보통 가방이 아니에요.
그 안엔 루이의 마음이 살고 있었거든요.
기쁨은 노란색 공처럼 통통 튀었고,
슬픔은 조용히 구석에 앉아 있었어요.
분노는 뾰족한 가시처럼 뾰루퉁했고,
설렘은 반짝이는 별 조각처럼
가방 안에서 살금살금 흔들렸지요.
루이는 아침마다
가방을 조심조심 열었어요.
“오늘은 어떤 마음이랑 나갈까?”
기쁨을 꺼내면 발걸음이 가벼워졌고,
용기를 꺼내면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했어요.
가끔은 슬픔을 꺼내
조용히 울기도 했어요.
하루가 끝나면
마음을 하나씩 다시 가방 안에 넣고
잘 덮어 주었죠.
“내일 또 보자.
오늘도 함께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어느 날,
루이는 깜빡 가방을 잃어버렸어요.
집 안, 책상 밑, 놀이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어요.
“큰일 났다...
내 마음들이 다 사라졌어...”
루이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하지만 해는 지고,
세상은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루이는
가방 없이 밖에 나가 보기로 했어요.
오늘은 어떤 마음이 나올까?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하지?
그런데 이상했어요.
햇살을 보자
기분이 스르륵 좋아졌고,
누군가 도와달라고 말하자
용기가 톡 튀어나왔어요.
“어... 내 마음들은...
가방이 없어도...
여기 있었네?”
루이는 작게 웃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어요.
마음은 가방에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언제든, 어디서든,
루이 안에 있었던 거예요.
그날 밤,
루이는 새 가방을 만들었어요.
훨씬 작고 가벼운 가방이었어요.
“이젠 너무 많이 담지 않을래.
가끔은 마음 하나쯤
집에 두고 나가도 괜찮아.”
그리고 중얼였어요.
“모든 마음을 다 들고 갈 순 없어.
가벼워야 멀리 갈 수 있으니까.”
당신의 마음도 지금,
무거운 가방 속에 잠들어 있나요?
오늘은 그중 하나,
잠시 내려두고 걸어보세요.
분명,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