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시선

기다림을 공유하는 존재

by 피터팬


아내가 서울로 올라간 뒤,

우리 집 고양이는

현관 앞에 자주 앉는다.


평소엔 관심도 없던 자리인데

요즘은 유난히 오래

그곳을 지키고 있다.


누가 벨이라도 누르면

먼저 귀를 쫑긋 세우고,

낯선 소리에도 반응한다.


어쩌면

나보다 먼저 그리워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말로 꺼내기 전에

고양이는 이미

기다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도

그 작은 몸은 늘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현관문 너머,

익숙한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언제쯤 다시 들릴지.


고양이의 기다림을 보며

나도 내 마음을 자주 들킨다.


사람은 그리움을 감추지만,

동물은 그걸

있는 그대로 앉아서 견뎌낸다.


그래서인지

그 옆모습을 보는 순간

어쩐지 나도

조금 더 솔직해진다.


나 역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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