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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Oct 31. 2023

내 아이 유치원 입학 설명회 참석한 날의 감격

엄마가 되고 처음 해보는 경험  

수지는 내년이면 5살이(만 3세) 되고 이제 유치원을 가야 한다.


11월에 유치원 입학 신청을 하기 때문에 10월 중순부터 유치원 입학을 기다리는 엄마들은 여기저기 알아보느라 분주해지고, 유치원에서도 설명회가 시작된다.


나도 우리 수지가 어느 유치원을 가면 좋을지 열심히 알아보고 찾아보며 몇 개 후보를 정했고 그 유치원에 오늘 전화를 다 해봤다.


한 곳은 마침 오늘 저녁에 설명회가 있어서 참석 신청을 했다. 다른 곳도 이번 주에 방문 상담하기로 예약하고, 다른 한 군데는 전화상담만 한다고 해서 연락처를 남겨 놓았다.


이렇게 유치원을 열심히 알아보는 나를 보며 ‘내가 엄마가 돼서 내 아이가 갈 유치원을 열심히 알아보는 날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새삼 신기했다. 그리고 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온 것이 감격스러웠다.


엄마가 되고 나서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경험들을 하게 될 때면 이렇게 뜬금없이 감격스러울 때가 있다. 내 아이를 위해 엄마로 사는 나 자신이 아직도 가끔은 낯설기도 하고, 나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렇게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놀라기도 한다.


잘 커주고 있는
내 아이도 기특하지만
 엄마로 성장하고 있는
 나 자신도 대견하다.



그리고 난 오늘 생에 처음으로 유치원 설명회를 참석했다.


오늘 참석하는 유치원 설명회 시간이 저녁 6시 반이어서, 난 퇴근하고 바로 걸어갔다. 유치원이 내가 사는 동네에 있고, 회사와도 가까워서 좋았다.


유치원 설명회를 가는 동안 왠지 마음이 설렜다. 내가 유치원 입학할 때보다 우리 수지가 유치원 입학하게 되는 것이 더 설렌다.


그동안은 어린이집만 보다가 유치원에 들어가니, 어린이집과는 비교가 안되는 넓고 큰 건물에 마당도 너무 잘 꾸며져 있는걸 보고 조금 놀랐다. 보자마자 우리 수지가 오면 정말 좋아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선생님들이 “사랑합니다~환영합니다~”  하고 인사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 인사가 좀 낯설고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나중에 설명회 때 들어보니 이 유치원의 인사법이 “사랑합니다”였다. 그래서 유치원 아이들도 “사랑합니다” 하며 인사를 한다고 했다.


설명회를 하는 강당은 3층이었는데 강당으로 가는 계단 곳곳에 선생님들이 서 계셨고 반갑게 인사를 해주셨다. 강당 앞에는 떡과 차, 주스도 준비되어 있었다. 설명회에 참석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한 게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난생처음 참석해 보는 유치원 설명회가 원장님의 간단한 인사와 함께 6세 아이들이 준비한 드럼연주 공연으로 시작됐다.


무대 앞 커튼이 열리고 아이들의 모습이 나타나는 순간 여기저기서 “우와~” “ 아 귀여워~”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보자마자 “아 귀여워!” 란 말이 저절로 나왔다. 아이들은 무대 커튼이 열리자 자기 엄마가 어딨는지 두리번거리며 찾고, 엄마를 보고서는 손을 흔들고 반가워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신나는 드럼 연주가 시작되었다.


드럼은 특활 시간에 배운다고 했다. 음악 시간에 드럼 배우기도 있는데 아이들이 드럼 치는 걸 매우 즐거워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연주도 하면서 약간의 퍼포먼스도 보여주는데, 행동 하나하나가 다 너무 이쁘고 귀여웠다.


설명회를 위해서 더 연습하고 준비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의 귀여운 무대를 보며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연주가 끝나고 유치원 소개와 교육 및 다양한 활동과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특활을 담당하시는 선생님들이 직접 나오셔서 소개를 해주셨다.


선생님들은 다 밝고 에너지 넘쳤다. 아이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분들이라 그런지 이해가 쏙쏙 되면서 재밌게 말씀을 정말 잘하셨다.


그리고 자신이 교육하는 내용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그 모습에 신뢰가 가고 마음이 열렸다. 프로그램도 굉장히 알차고 좋았다.


이렇게 설명회 1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즐겁게 집중해서 들었다. 우리 수지가 이곳에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보니 아이가 좋아할 모습이 그려졌다. 오늘 설명회 참석한 유치원이 내 마음이 매우 흡족했다.


앞으로 두 군데 더 상담이 잡혀 있다. 남은 상담도 궁금하고 설렌다. 내 아이가 갈 유치원을 선택하는 이 과정이 즐겁다.




아직 입학하려면 몇 개월 더 남았지만, 유치원을 다닐 수지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지금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아이와 나도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 같다.


엄마가 되어 처음 해보는
 경험이 너무 많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노력을 하는
 엄마의 경험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게 느껴진다.


아이로 인해 내가 엄마의 삶을 선물받은 것 같다. 엄마로 사는 모든 순간과 경험이 내 삶에 큰 의미가 된다.


유치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도 배우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이 모든 과정이 나에게 엄마로 사는 행복을 느끼게 한다. 엄마가 되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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