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상이 사랑으로 물든다
오늘 아이 하원은 남편이 시켰는데, 수지가 이 날따라 내가 많이 보고 싶었는지 엄마가 안 오고 아빠가 왔다며 서운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동안 삐쳐서 아빠랑 말도 안 하고 집에서 울었다는 연락을 남편에게서 받고, 난 육아시간을 쓰고 한 시간 일찍 퇴근했다.
퇴근하기 전에 수지와 통화를 했는데 내가 아이를 다독이니, 수지는 엄마 목소리를 듣자마자 조금 안정이 됐는지 삐쳐있던 감정이 풀린 것 같았다.
평소에 아빠랑도 잘 노는 수지인데, 이날은 유독 엄마가 보고 싶었나 보다. 수지는 나에게 핫도그 먹으러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수지와 핫도그를 먹으러 가기로 약속하고, 나는 퇴근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서 만난 수지가 날 보고 “엄마아아아아아~!” 하면서 해맑게 웃으며 뛰어왔다. 뛰어와서 나에게 안기는 그 순간의 찰나에 엄청난 감동과 행복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잔잔했던 내 마음에 수지가 감동의 파도를 일으켰다.
우리는 매일 보고, 매일 같이 자고, 몇 시간 전 아침에도 봤는데, 수지는 정말 보고 싶고 그리워했던 사람을 오랜만 난 것처럼 반갑고 행복한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아이가 내 품에 안길 때 아이의 사랑이 내 마음에도 가득 들어왔다. 수지와의 포옹으로 행복이 급속충전 되는 것 같았다.
우리 식구는 즐겁게 핫도그 가게로 향했다. 5살이지만 여전히 조금 오래 걷는 걸 힘들어하는 수지는 유모차를 타고 갔다. 많이 컸지만 아직 아기 같은 수지를 유모차에 태우고 우리 부부는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었다.
수지가 삐쳐서 어떻게 했고 어떻게 했다며 남편이 이야기해 주는 걸 들으며 많이 웃었다. 아이 이야기를 하면 항상 웃음꽃이 핀다. 짜증 내고 삐친 아이의 모습도 귀여워서 깔깔 웃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핫도그 가게에 도착했다.
나와 수지는 핫도그를 하나씩 손에 들고 먹으면서 집으로 걸어왔다. 얼굴에 빨간 케첩을 묻히고 맛있게 냠냠 먹는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자기 얼굴만 한 핫도그를 손에 들고 야무지게 앙 하고 베어 먹는 모습이 다람쥐가 도토리를 오물오물 먹는 것 같았다. 귀여운 수지를 보고, 늦은 오후 풍경을 보면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행복했다.
집에 가기 전에 마트에서 살게 있어, 남편은 마트에 잠시 들렀고 나와 수지는 마트 옆에 있는 놀이터에서 기다렸다. 엄마랑 있는 게 그저 기분이 좋은 수지는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기분 좋게 웃는 아이를 보는 나도 기분이 좋아서 계속 웃고 있었다. 웃음은 전염되는 게 확실하다.
아이가 웃으면 나도 웃게 되고, 내가 웃으면 아이도 웃는다. 웃다 보면 기분이 더 좋아진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정말 맞는 것 같다.
수지는 미끄럼틀에 누워서 핫도그를 먹으며 하늘을 보다가 "우와 하늘 너무 이쁘다. 하늘이 엄마 같아"라고 말했다. 그 말에 기분 좋음을 넘어 감동을 받은 나는 "하늘이 엄마 같아? 고마워 수지야~ 감동이야~"라고 말했다.
수지는 나에게 웃음만 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이쁜 말로 늘 감동을 이벤트처럼 선물해 준다. 그렇게 우리는 같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엔 하늘 아래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해, 엄마랑 있어서 너무 좋아'라는 기운을 마구 뿜어내는 수지는 나에게 행복 에너지를 준다. 아이의 마음이 나에게 늘 힘이 된다. 이런 사랑스러운 수지를 보며 매일 사랑을 느낀다. 항상 일상이 사랑으로 가득하다.
사랑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매일 느낀다.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상 구석구석 빈틈없이 사랑으로 채워지는 것 같다. 아이의 시선이 닿는 곳, 발길이 닿는 곳, 손이 닿는 곳이 사랑으로 물든다. 여기저기 사랑을 뿌리고 다니는 아이는 나의 일상도 온통 사랑으로 물들여준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아주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점점 더 민감해지는 것 같다. 나의 행복 감각을 키워주는 아이와 함께라서 정말 행복하다. 아이를 키울수록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