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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May 03. 2024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  

집안일에서 벗어난 해방감이 주는 힐링

실컷 수영을 하고 와서 배고픈 아이와 남편을 위해 저녁을 먹으러 푸드코트로 내려갔다. 거제벨버디에 내에 ‘고메이’라는 푸드코트가 있는데 여기는 한식, 중식, 양식, 분식,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내 입맛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멀리 나가지 않고 리조트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으니 매우 편하다.


우리는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골랐고, 포장해서 룸으로 가져와 편하게 먹었다. 음식을 사들고 올라가면서 “역시 여행 와서는 돈 쓰는 재미야” 하며 남편과 웃으며 말했다.

저녁 사러 와서 신난 수지


여행 와서는 아무래도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는 모든 면에서 제한되는 것들이 많다. 아주 빡빡하게 사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생활비 가 이만큼이니 이 안에서 어느 정도 써야지라고 하는 선도 고, 과소비 하진 말아야지 하는 내면에 깔려 있는 생각들이 있다. 물론 내 여건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기 위한 절제를 하며 내 생활을 지켜나가는 건 좋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 평소에 지켜야 했던 그 선에서 조금 벗어나게 된다. 약간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많은 생각 안 하고 그냥 편하게 “여행 왔으니까 이거 사 먹자!” 한다. 여행 와서는 조금 더 여유롭고,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최대한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되는 것 같다. 불편한 마음이 아니라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 세 식구는 룸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설거지 할 필요가 없으니, 남은 음식과 쓰레기만 정리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평소 퇴근 후 집에 오면 식사준비를 하고, 식사하고 나면 설거지하기 바쁘고 집정리 좀 하고 나면 어느새 어두워져 아이 잘 시간이 되곤 했었다. 아이가 자기 전 함께하는 저녁시간이 참 짧은데, 이마저도 집안일 이것저것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더 짧아진다. 이게 늘 아쉬웠다.


그런데 여행 와서는 이런 집안일로 바쁘지 않으니 너무 좋다.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 여행을 가니, 유명한 명소에 구경 가지 않아도 호텔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힐링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너무 좋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여유와 휴식으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고 리프레쉬하며 새로운 활력의 공기를 들이켠다. 여행에서 느끼는 이 여유와 휴식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내 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힘이 된다.




이 날 저녁 우리 세 식구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핸드폰으로 수지 어릴 적 영상을 봤다. 어쩌다 보게 된 아기 수지 영상을 한번 보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수지도 자기가 지금보다 더 아기였던 시절을 보며 재밌어하고, 우리 부부도 너무 귀여운 아기 수지의 모습에 즐거웠다. 이렇게 한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상에 빠져서 시간을 보냈다.

수지 아기 시절


이 순간이 참 좋았다.
저녁을 먹고 세 식구 각자 따로 시간을
가지는 게 아니라,
한 자리에 모여 같은 것을 보고
 좋아하는 이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싶었다.


아이가 잠들기 직전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한 저녁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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