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내 시간을 채우는 여행
아이는 침대에서 금방 잠이 들었고, 우리 부부는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며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나는 여행을 와서도 평소 저녁마다 늘 하던 것들을 했다. 스트레칭과 간단한 운동을 하고, 글 쓰고 책도 읽고 필사도 했다.
육퇴 후에 세 시간 남짓 주어지는 자유시간엔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다.
좋아하는 것들만 하다 보면
행복의 농도가 짙어진다.
여행을 와서도 같은 루틴을 이어갔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내일은 금요일이지만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무언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조식도 안 먹기로 해서, 아침엔 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내일에 대한 아무 걱정 없이 오늘만이 지금 내 시간의 전부인 것처럼 여기며 이날 저녁을 보냈다.
밤늦게까지 내가 하고싶은 걸 했다. 너무 졸려서 이제안자고는 안되겠다 할 때까지. 눈이 점점 피곤해져도, 내가 좋아하는 걸 충분히 하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
여행을 와서도 글 쓰고 책 읽고, 필사하고 있는 나를 보니 새삼 ‘나 이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더 뚜렷하게 느꼈다.
내일에 대한 걱정 없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게 너무 좋았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여행 첫날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