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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n 28. 2024

점심시간의 풍경여행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기

24년 6월 27일의 장면


회사에 있는 시간 중에 내가 가장 아끼는 점심시간.

사무실에 있는 동안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누리지 못하는 게  항상 아쉬워서

점심시간에는 풍경여행을 떠난다.


점심은 간단히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다.

나만을 위한 도시락을 싸는 일도 이젠 익숙해져서

귀찮지 않다.

어제와 같은 반찬을 먹어도 맛있다.

도시락을 먹는 것도 내 하루 즐거움 중 하나다.


간단히 도시락을 먹고 얼른 산책을 나간다.

먹는 것에 들이는 시간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풍경을 찾아 떠나는 것에 더 시간을 들인다.


밖으로 나가면 그날그날 다른 풍경이 나를 반긴다.

오늘은 파란 하늘 대신 회색빛 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이런 회색 하늘을 보는 것도 좋다.

구름이 가득해서 햇빛을 가려주고 양산을 안 쓰고도 가뿐히 걸을 수 있는 선선한 날씨가 좋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더 멀리 걸어보기로 했다.

자주 걷던 이쪽 강변 말고 건너편으로 가보기로.

건너편에서 이쪽을 보는 풍경은 어떨까 궁금했다.


점심시간에 산책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쁜 날, 하루종일 사무실에만 있기는 아깝잖아!’ 하며 나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풍경을 한없이 바라본다.

마음이 금세 풍요로워진다. 진짜 행복을 느낀다.


건너편에서 보는 풍경은 또 색다르게 아름다웠다.

노랗고 하얀 꽃들이 가득 피어있고

하얀색 나비들이 날아다녔다.

풀이 가득한 풀밭 사이에 꽃들이 촘촘히 피어있고

그 사이를 나비와 벌들이 날아다니는 이 모습이

꼭 동화 속 풍경 같다.


‘조금 더 멀리 와보길 잘했다’ 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봤다.

이쪽에서 보는 강은 저쪽에서 보는 것보다

더 천천히 잔잔하게 흐르는 것 같기도 했다.

건너편에는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도 잘 보였다.

그 모습마저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리고 이 동화 같은 풍경을 더 동화처럼 만들어줄

음악을 틀었다.

새소리를 배경으로 한 잔잔한 피아노 소리가

내 귀에 아름답게 흘러든다.

음악은 내가 있는 이 순간을 조금 더 감동스럽게

만들어준다.

이 풍경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니

또 행복으로 충만해진다.


‘아, 정말 행복하다’


이 마음으로 가득 채운 점심시간이었다.


나의 점심시간은 단순히 밥 먹는 시간이 아니다.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다.


사무실 밖을 벗어나 진정 나를 기쁘게 하는 자연 속에서 한없는 행복으로 나를 채우는 시간이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있다가 없어지는 것들이 아니라

항상 내 곁에 있는 하늘, 햇살, 구름, 풀,

나무, 새, 꽃, 강, 바다 이런 것들이다.


그래서 매일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 곁에 항상 있는 것들이라 정말 행복하다.

돈이 많지 않아도

언제든 누릴 수 있는 것들이라 너무 좋다.


매일 나를 어디로 데려가서 어떤 풍경을 보여줄까

하며 행복한 고민을 하는 점심시간이 너무 좋다.

마음의 허기지지 않도록 나의 내면을 행복으로

꽉꽉 채워주는 이 시간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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