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지도 않지만 멈춰있지도 않은
24년 7월 5일의 장면
화창하고 쨍하게 맑았던 이 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유난히 선명했다.
파란 도화지에 하얀 구름을 색칠해 놓은 것 같은
이 풍경에 시선이 머물렀다.
구름에 시선을 붙잡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못했다.
구름을 가만히 바라보는데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흘러가는 구름을 보니
꼭 바다에 배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이 모습이 너무 이뻐서 한동안
흘러가는 구름만 바라봤다.
흘러가는 구름만 보고 있으니
다른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엔 나와 구름뿐인 것 같았다.
아름다운 자연은 내 시선을 가만히 머무르게 하고,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속도를 줄이고, 하던 생각을 멈추고,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느리게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게 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유행도 타지 않고,
‘더 빠르게’를 외치지 않는
자연이 편안하고 좋다.
하늘은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고,
구름도 유유히 흘러간다.
더 빨리 가려고 서두르지도 않고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있으니
빠른 속도에 맞춰진 세상 속에서 해방되어
느린 세상으로 나온 기분이다.
이 기분이 내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처럼 살고 싶다.
급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멈춰 있지도 않고,
나를 살짝 밀어주는 바람에 의지해서
여유롭게 흘러가는 구름처럼,
딱 그만큼의 속도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