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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Oct 26. 2024

짙은 아름다움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제주 어영공원

제주에서 만난 인생공원

이호테우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두 번째로 간 곳은 '어영공원'이었다.

블로그로 찾아본 것도 아니고, 아무 정보 없이 제주여행 책에 나와 있는 지도에 '어영공원-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공원'이 한 줄을 보고 그냥 끌려서 갔다.


그렇게 가볍게 선택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별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공원에 도착한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조금 전에 바다를 보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영공원에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알고 보니 '어영공원'은 노을 명소였고, 해가 지는 때쯤 가면 더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갔는데 마침 우리가 간 시간이 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노을 풍경을 선물로 받았다.


남편도 여기가 너무 마음에 드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우와, 너무 좋다'를 수도 없이 말했다. 이 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굉장히 아름다워서 해외여행 안 가도 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처음 볼 때, 감동과 행복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 날, 어영공원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행복감을 온 마음으로 느꼈다.


광활한 바다와 노을 지는 하늘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굉장한 예술작품 같았다. 지금 이곳에 내가 있다는 게 행복했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공원에는 놀이터도 있었다. 이 아름다운 곳에 놀이터도 있다니, 아이랑 오기에 도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아이는 아름다운 바다는 별 관심 없고 그저 놀이터가 좋아서 신나게 놀았다.


어영공원의 놀이터는 다 나무로 제작되어 있어서 뭔가 더 자연친화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놀이터라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우리 부부는 노을 지는 찬란한 바다를 보며 행복했고, 수지는 새로운 놀이터에서 놀며 즐거웠다.


아이가 탄 그네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파도가 밀려갔다 밀려오는 것과 비슷했다.

그네를 타며 웃는 아이의 얼굴은 바닷물에 반사된 햇살처럼 반짝였다.


우리 부부는 공원 해안로를 산책하고 싶었는데 아이는 놀이터에서 좀처럼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은 내려놓고, 남편에게 혼자 다녀오라고 했다.


난 아이와 놀면서 놀이터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너무 아름다워서, 이걸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이 공원을 정말 좋아하는 걸 보며, 남편이 이 풍경을 더 깊이, 충분히 음미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남편은 혼자 산책을 했다.

같이 산책하지 못하는 아쉬움보단 남편이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더 컸다


이 날 아침에 집에서 공항까지 운전하고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와서 또 운전하고 아이도 챙기느라 피곤했을 남편에게 어영공원의 풍경이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어. 자, 이제 마음껏 즐겨' 하고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 산책로를 걸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에서 행복함이 느껴졌다. 그 모습에 내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제주 온 첫날, 제주의 아름다움을 실컷 보고 누렸다.

어딜 가도 아름다운 제주, 무엇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게  없었다.


첫날 우리가 본 바다에서 받은 감동의 여운이 마음에 오래 남았고, 앞으로 제주에서 보낼 시간을 더 기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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