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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Sep 12. 2021

청년이 제안하는 대한민국의 창조적 미래

MZ세대가 대한민국 미래 논쟁의 중심에 진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졌습니다. 그들은 어떤 세상을 꿈꿀까요?


언론 보도만 읽으면 그 세상이 희망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온통 패배주의와 편 가르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88만원 세대에서 N포세대까지, 86세대 패권주의에서 수도권 30% 이기주의까지, 모두 청년의 절망과 기성세대의 이기주의를 토로합니다.


과연 청년들이 작금의 세대론자들이 주장하는 정부 주도 재분배를 원할까요? 청년 현장은 다양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발신합니다. 분노와 재분배 요구가 청년 문화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경제 관점에서 보면 현재 MZ세대는 기성세대 경제와 다른 고유의 청년 경제를 개척합니다. 새롭게 형성되는 청년 경제를 이해하려면 기성세대와 다른 청년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청년 문화의 본질은 ‘경제적 안정’과 ‘+α’ 욕구입니다. 코로나 전에는 언론이 ‘+α’를 부각했다면, 코로나 후에는 경제적 안정과 ‘+α’ 욕구의 표출을 부각합니다. 그만큼 위기 상황에서 청년의 경제적 미래가 불안해졌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트렌드는 여전히 ‘+α’입니다. ‘+α’가 무엇인지 알면, 청년 경제의 미래가 보입니다. 청년 문화는 한국을 다음 단계로 이끌 창조 문화입니다.


‘+α’는 크게 세 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스타트업 혁신입니다. 청년들은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고 성공합니다. 제가 찾은 파괴적 혁신 시장 리스트를 보시죠. 청년들이 절망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나요? 많이 알려진 콘텐츠와 플랫폼 경제는 넣지도 않았습니다.



두 번째 판은 라이프스타일 혁신입니다. 청년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기성세대와 다릅니다. 기성세대가 물질적 성공, 경쟁, 신분, 조직을 강조한다면, 청년세대는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합니다. 지금 추세라면 MZ세대는 한국의 첫 라이프스타일 세대로 기록될 것입니다. 라이프스타일 혁신은 삶의 방식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의 방식, 연대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마지막이 로컬 혁신판입니다. MZ세대는 지역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성세대 문화로부터 자유로운 장소로 인식합니다. 그들에게 로컬은 살고 싶은 곳일 수도 있고, 현재 살고 있는 동네일 수 있습니다. 어디에 살든 그곳을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공동체 조직이나 스케일업을 요구하는 기성세대의 바람과 달리 그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운영할 수 있는 스몰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를 창업합니다.


아쉽게도 한국 정치는 MZ세대가 주도하는 문화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 등 물질적인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입니다. 청년세대 중심으로 탈이념, 공정, 상식, 실용주의 담론이 등장한 배경입니다.


현재 ‘문화 전쟁’은 아직 장외에서 벌어집니다. 그러나 표면 위 부상은 시간문제입니다.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즘이 처음으로 정치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문화 전쟁은 머지않아 페미니즘에서 라이프스타일과 다른 정체성 분야로 확산될 것입니다.  


그럼 한국 사회는 막 시작되는 문화 전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한국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문화 전쟁의 원조가 미국입니다. 미국의 문화 전쟁은 19세기 낭만주의, 보헤미안 운동에서 시작했고, 1960년대 반문화 운동으로 정점을 찍습니다.


1970년대 이후 미국의 문화 전쟁은 제도권 정치로 진입합니다. 현재 문화 전쟁은 민주당의 보보와 공화당의 부부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보헤미안 부르주아’를 의미하는 보보 엘리트를 대변한다면, 도널드 트럼프가 ‘부리쉬 부르주아(Boorish Bourgeoisie)’를 의미하는 부부 세력을 대표합니다.  


한국의 문화 전쟁은 현재 미국의 1960년대 문화 전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과제는 미국식 정체성 정치의 회피입니다. 그 길은 하나입니다. 문화 전쟁의 중심에 서 있는 MZ세대를 정체성, 분배가 아닌 창조 세력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라이프스타일, 로컬 혁신 시장을 수용하고 확대해, MZ 세대의 에너지를 혁신 경제로 집결해야 합니다.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세대의 성과를 보십시오.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세대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성장한 베이비부머입니다. 그들이 라이프스타일 감성으로 현재 미국 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대기업을 창업했습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라이프스타일 경제를 일궈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세대만큼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고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청년 세대가 특유의 라이프스타일 감성으로 미국과 유럽의 라이프스타일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을 창업할 것입니다.


한국 MZ세대는 또한 개인, 기업, 도시의 브랜드화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미 거침없는 MZ세대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스스로를,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동네와 도시를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기업과 도시는 기계적인 하이테크 기업과 도시가 아닌, 하이테크와 하이터치가 결합된 인간 중심 기업과 도시입니다.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우리가 향하는 개인 중심 경제, 1인 경제의 기반입니다. 현재 MZ세대 중심으로 형성되는 다양한 유형의 일과 직업을 보시죠.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이 성공할 수 있는, 개인이 중심이 되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일입니다.


이제 정리합니다. 현재 청년이 개척하는 스타트업 경제, 라이프스타일 경제, 로컬 경제는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입니다. 청년 정책을 더이상 청년 복지 정책으로 추진하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미래 성장동력에 걸맞는 정책으로 청년과 청년 경제를 지원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청년 중심 사고입니다. 청년 문화를 존중하는 도시 정책, 청년이 원하는 다양한 주택, 일자리, 문화를 공급해야 합니다. 새롭게 부상하는 개인 중심 경제에 대한 지원도 중요합니다. 노동시장 공정성 복원, 파괴적 혁신 시장 양성화와 확대, 프리랜서 권리 강화와 업무 환경 개선, 로컬 브랜드 생태계 구축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제가 관찰한 청년 문화는 경제적 안정 욕구 + α입니다. 그 α의 키워드는 스타트업, 라이프스타일, 로컬입니다. ‘+α’로 만들 수 있는 나라, 그 나라를 한마디로 요약해야 한다면, 저는 ‘소프트 강국’을 선택하겠습니다. 저에게 소프트 강국은 사회 전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하는 나라입니다.


*2021년 9월 12일 상상23 세미나 발제문

*2022년 9월 17일 제4회 부산청년주간 주제특강 강의자료


Photo by Ian Schneid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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