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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pr 22. 2024

듄 파트 2와 레벨 문 파트 2, 찔러 보기

반영웅 대 영웅, 확장 대 응축, 서사 대 서정. 영웅/응축/서정이 방향

화두가 있기 때문에 그 밑에 따라붙는
스토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 두 영화를 보면서 더불어 "파운데이션 시즌 1과 2"를 보다 보니 SF 역사를 가로지르는 장대한 서사를 지속적으로 수놓는 극화의 연결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의 "더 문"과 "외계+인 파트 1과 2"의 장렬한 실패에 비해서 중국의 "유랑지구"의 성공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물론 "더 문"의 저조에는 "유랑지구"에 비해 제작비가 적다는 확실한 불리함이 있었다. 하지만 "외계+인"은 생각해 보자면 그런 제작비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랑지구"보다 재미가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런 의문이 생겼다. 그럭저럭 내 취향에는 볼만했지만 왜 그랬을까? 내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감각이 옛것이 되었나? 마케팅의 잘못인가? 배우를 잘못썼나? 과학적 지식이 오용되었나?


이 질문이 최근에 나로 하여금 계속해서 SF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게 만들고, 동시에 SF소설을 쓰게 만든 동기이기도 한 것 같다. 화두가 있기 때문에 그 밑에 따라붙는 스토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성공 실패를 떠나서
기초적인 주춧돌이나 바닥, 기반의
개념이다


인류사에서 SF극화의 역사도 이른바 주류 장르의 역사로 인정받고 있고, 그 역사에는 "본류"와 "지류"가 나뉘면서 지리적으로 변주가 일부 생긴다.


이를 보는 것을 즐겨하는 독자와 관객, 시청자에겐 이 역사의 깊이와 너비가 의식이던 무의식이던 영향을 미친다. 무시하고 벤치마킹할 성공작을 몇 편 분석한 뒤에 따라 하면 되는 분야가 아니다.


SF극화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C. 클라크", "로버트 A. 하인리히" 3대 소설 거장의 위대한 작품을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작품은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류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SF극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가 "스타워즈"에 영향을 끼쳤다는 건 알려졌다.


하지만 "스타워즈" 속의 상당한 설정이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로부터 모방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최소한 한국에선 드물다.


그 "듄"이 상당 부분 참고한 작품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임을 알고 있는 이도 드물다. "폴 버호벤" 감독의 "스타쉽트루퍼스"의 원작자 "로버트 A. 하인리히"를 아는 이가 드문 것처럼.



(출처: Reddit)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이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에 영향을 끼친 것 같은데, 그 작품의 원작이 "아서 C. 클라크"의 것임을 대중은 잘 모른다.


이 SF의 할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일본 SF애니메이션, 유럽 등지의 SF극화에도 영향을 끼친 역사를 무시한 상황에서 최근 잘 팔린 SF극화 작품만을 분석해서 만든다면 그 전의 성공작이든 실패작이든 미리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드는 작품은 SF극화를 소비할 팬층의 취향을 잘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스타워즈"나 "스타트렉"같은 나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성공했지만, 무거운 역사적 배경을 깔고 있는 작품은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왔다.


그러나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작품마저도 SF물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시작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성공 실패를 떠나서 기초적인 주춧돌이나 바닥, 기반의 개념이다.


태권도 1장을 하지 않았던 이가 갑자기 고려나 태극, 금강 같은 품새를 하기가 어려운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댄스 스탭의 기본도 안 익히고 살사나 지루박, 탱고 등을 추려고 하는 것과 같다.


몇 편의 한국 영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 받았던 배경에는 발표작의 장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명민한 감독의 투철함도 있었다. "설국열차"를 제외한 개봉 SF영화에서는 이것이 부족했던 듯하다.


"유랑지구"의 글로벌 흥행의 상대적인 성공의 배면에는 SF 소설계의 "노벨 문학상"이라고 할만한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원작 단편이 갖고 있는 오래된 SF의 역사와 결합되면서도 고유한 중국의 색상을 제대로 결합시킨 차별성이 함께 했다.



(출처: China Daily)


"유랑지구 1편"의 그래픽은 사실 "더 문"이나 "외계+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작품이 나 같은 한국인과 미주 유럽인의 관심을 일부 포착하고 최소한 중국 내에서 높은 흥행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역사적 소프트의 힘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레벨 문"은 이 같은 상황에서 긴 시간을 들여 SF극화의 역사를 돌아볼 여력이나 힘은 없는 한국 영화계에서 비교적 최신 성공작인 "스타워즈"와 이에 영향을 끼친 "7인의 사무라이" 등을 참고했음을 밝히고 만들어진 작품으로서도 성공할 수 있는 힌트를 일부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같은 역사적 소프트와 결합된 SF작품을 제대로 즐기면서 보기 위해선 아래의 선입견을 거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듄 파트 2"와 "레벨문 파트 2"로 찔러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 찔러보기는 어쩌면 위에 이야기한 내용의 반복이다. 그러므로 이미 핵심을 이야기 한 상황이므로 사족이 궁금하지 않은 분은 뒤로 돌려서 더 가치 높고 유익한 콘텐츠로 이동하시기를 부탁드린다.


1. 보기 전에 버려야 할 선입견

 1) 듄 파트 2 : 방대한 원작을 참조하고 구현하려다 보니 너무 진지하고 복잡할 것이다(X)

 2) 레벨 문 파트 2 : 슬로 모션을 남발하며  폼 잡는 감독이라 내용은 빈약할 것이다(X)

2. 듄 파트 2와 레벨 문 파트 2, 찔러 보기



1. 보기 전에 버려야 할 선입견

1) 듄 파트 2 : 방대한 원작을 참조하고 구현하려다 보니 너무 진지하고 복잡할 것이다(X)

"듄"을 소설로 읽는 것을 최근 시도했었다. 그런데, 다 이해해야 할 디테일이 그 옛날에 책을 읽을 때야 흥미진진하게 여기고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봤을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힘들었다.


"프랭크 허버트"가 방대하게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1940년대에 만들고 이후 수십 년간 시리즈물로 쓰인 이 작품은 1984년에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시도했다가 흥행 실패한 전적을 갖고 있다.


그 영화 작품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당시의 영상 기술이나 작품의 복잡성으로나 극장용 흥행 영화로 제대로 구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임을 소설 원작의 일부만이라도 본다면 잘 감잡을 수 있다.


"듄 파트 1"은 원작의 방대함을 제대로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봤던 작품이었고, 그 품질의 수준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절로 "파트 2"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이 편에서의 내용이 상당히 복잡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단순하진 않게끔 지난 편에 이어 최적의 분량으로 나왔다.


작품 자체가 가진 진지함을 무너뜨리지 않는 가운데서도 두드러기가 올라올 만큼의 디테일을 상당수 생략하고 정확하게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원작 작가가 이 극화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제대로 던졌다.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현대의 관객과 시청자가 굳이 알지 않아도 될 사족을 지웠다.


(출처: IMDb)


2) 레벨 문 파트 2 : 슬로 모션을 남발하며  폼 잡는 감독이라 내용은 빈약할 것이다(X)

최근에 본 작품 중에 방대한 길이의 원작 소설을 가진 작품이 아닌 SF작품은 바로 이 "레벨 문 파트 1과 2"였다. 이 작품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잭 스나이더"라는 감독에 대한 믿음이다.


비주얼과 영상 효과에 보다 경쟁력 있는 감독이고, 주로 코믹스나 그래픽 노블 원작을 최대한 원작에 가까운 디테일을 구현하며 실사 영화화하는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이 오리지널 스토리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약간 모험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레벨 문 파트 1"이 불러일으킨 후속 편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켜 주었고, 영상과 등장인물의 비주얼과 각 인물의 역사에 더 많은 디테일을 부여함으로써, 스토리의 빈 곳을 메웠다.


등장하는 각 인물의 과거에 대해서 제대로 조명함으로써, 현실에 살아 있는 듯한 형상화에 성공했으며, 이로 인해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서사를 풍부하게 키워냈다. 따라서 빈약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출처: Netflix)

  

2. 듄 파트 2와 레벨 문 파트 2, 찔러 보기

* 영웅 서사 원본(파운데이션)에 대한 반영웅 서사(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영웅 서사(레벨 문)

"듄"이 이야기하는 주제는 "영웅화되고 신격화된 거의 교주와도 같은 인물이 자신의 광신도와도 같은 추종자와 그들이 가진 신념이 어떻게 그들을 더 불행에 빠지게 만들고 커다란 희생을, 심지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속여서 하도록 만들어 가는가"이다.


인류 역사에서 영웅으로 그려져 온 이가 인류에게 끼쳐온 해악에 대해서 제대로 드러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2차 대전을 전후해서 만들어진 주제인 것은 어찌보면 꽤 자연스럽다.


멀리에서 보자면 "시이저"나 "나폴레옹", 그 당시에 가까이서 보자면 "히틀러"와 "무솔리니", 정말로 신격화되어 있는 "일본 천황" 등의 존재가 자신을 추종하는 이를 부추겨 전쟁을 하고 패망까지 갔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되고, 앞으로도 수없이 반복될 기만적인 범죄가 다름 아닌 "영웅화"와 "신격화"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런 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이가 파트 1과 2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뜨거운 감정은 불의의 적인 "황제"와 "하코넨 가문"의 불의한 공격에 당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에 대한 "공감"과 "동정심", "연민" 등의 감정과 더 확실하게 느껴지는 "복수"의 "후련함"이다.


이 과정에서 "폴 아트레이데스"는 이미 초능력 비밀결사인 "베네게세리트"가 인류와 우주의 균형과 더불은 존속을 위해 "듄" 행성에 뿌려놓은 전설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격의 영웅"인 "리산 알가입"이자 자칭 "무앗딥"이며 동시에 무적의 존재이며 미래를 예지 할 수 있는 "퀴사츠 해더락"이 된다.

(출처: International The News)

이 과정에서 자신이 "신격화"되고 "무적"인 존재로 추앙받을 경우에 올 수 있는 미래의 비극을 미리 볼 수 있었던 "폴"은 그 같은 존재가 되지 않으면서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운명은 인위적으로 실현되며, 신격화되기 위한 사기와 더불어 수많은 추종자를 끌어들여 "하코넨 가문"과 결탁한 제국을 굴복시킬 때까지 멈춤 없이 쉼 없이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영상 또한 사막의 다채로운 모습과 인물 간의 다양한 갈등,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과도 같은 "사막 벌레"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 같은 영상 기술을 제대로 스토리에 병합시켰다.

(출처: IGN)

따라서 상당수의 원작 소설의 디테일을 생략함으로써, 극화 진행의 스피드를 높이고, 극적인 진행을 보다 보는 이가 긴장감을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걸고 있는 수많은 이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작품이 나온 것이 분명했다. 이로 인해 "파트 3"과 이후의 더 많은 시리즈를 만들어가더라도 충분 이상의 흥행을 보장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남겼다.


이 시리즈가 완결까지 가기 전에 혹시라도 멈추게 된다면 그 이유는 예기치 않은 "드니" 감독의 변경 같은 사태가 원인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작품 전의 그 어떤 작품의 감독의 변경도 재앙이 될 것 같다.


이 작품이 이처럼 흥미진진한 작품이 된 이유는 물론 "프랭크 허버트"와 "드니 빌뇌브", 그리고 수많은 주조연 배우와 스태프의 훌륭한 작업이 배경일 것이다.


그러나 "듄"보다 훨씬 더 앞서서 쓰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보면, 그 앞서 있었던 SF소설의 역사가 이 작품의 수준이 이같이 높아지는데 종횡적으로 공헌을 많이 했음을 깨닫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주 시대에 벌어진 왕국 간의 투쟁이란 개념과 반란군 측의 영웅인 "해리 셀던 교수"가 추종자를 이끌고 생과 사를 오가며 우주의 평화를 획득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수많은 미리 만들어진 개념이 "듄"에 이르러서 더 설득력 있는 장치와 설정으로 재창조되어 재미있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우주 시대에도 "왕국"이란 개념과 스토리를 차용함으로써, 어쩌면 복잡해질 수 있는 우주 전쟁사의 스토리를 좀 더 압축할 수 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 경제성은 "레벨 문"에서도 고려되어 있다.


"레벨 문"은 "스타워즈"와 "7인의 사무라이"를 참조했다고 공공연히 예고편이나 메이킹 영상 등을 통해서 알려주고, "파운데이션"과 "듄"에서 나온 우주를 통합 지배하는 "제국이자 왕국"이 나온다.


"황제 일가"가 비극적으로 몰살당한 뒤에 집권한 "섭정 황제"에 대해서 반대하는 세력이, 이 섭정 황제의 일부 군대가 무리한 요구로 괴롭히는 농부들의 행성에 온 용병으로 나온다.


"제국"을 등지고 싸워 야만 할 이유를 지닌 전사와 "황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가 황제가 죽은 뒤에 전투 불능이 된 인공지능 기계 하나, 총 7명이 1편에서 이 행성에 집결하게 되었다.


파트 2는 이 7명이 농부들과 더불어 막강한 "섭정 황제의 잔인하고 물량이 훨씬 더 앞서는 군대"에 어떻게 대항하는가를 그리고 있다.


"7인의 사무라이"를 충분히 참고했다면 이들은 대부분 죽어야 했지만 총 3부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는 1인을 제외하고는 살아남았다. 그래서 3부작이 어떤 "스타워즈급" 반격으로 갈지 궁금하다.


서사가 훨씬 더 방대하고 복잡한 경쟁 SF작으로부터 차별성을 획득하기 위해 "레벨문"은 파트 2에서 마을의 모든 사람이 식량을 추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장면에 공을 들여 직접 농사를 지어서 추수하는 장면에 리얼리티를 부여했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을 벤치 마킹했는지 폭발씬 등을 실제 폭발 장면으로 찍어서 실감을 더했다. 전매특허와도 같이 남발되는 슬로 모션은 나름의 긴장감과 중요한 장면이 꽤 많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을 배가시켰는데, 투자된 자금 대비 더 나은 성과를 낸 쪽은 "레벨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주인공인 "코라"역의 "소피아 부텔라"는 "아가일"에서도 조연으로 잠시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뽐냈는데, 통상 악역의 조연을 하던 인물이었던 강한 인상의 그는 여기에서 야누스적인 매력과 강력한 공격력을 합리화하는 이미지를 발산하며, 극의 진행의 긴장감을 적절히 잘 올렸다.

(출처: Rolling Stone)

"황제 일가"의 몰살 장면과 "코라"가 누명을 쓰는 장면은 사실 좀 빈약한 스토리 구성과 장면이 나온 거 같은 느낌을 조금 받긴 했었지만, 전반적으로 들인 노력대비 높은 품질이 나왔단 생각이 들었다.


"듄"같은 극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만한 수준의 SF문학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감독이나 제작자가 우리나라에서 혹시라도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그것이 근 시일 내에 이뤄지기엔 제약이 많을 것 같다. 이미 크게 실패한 2개의 작품이 그 제약을 더 크게 했으리라.


우주를 다룬 우리나라 SF영화 중에 성공작이라 할만한 것은 "승리호"밖에 아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작품은 "어벤저스" 시리즈 중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는데, "레벨문"에선 그 작품 속에 인공지능 로봇에서 일부 이미지를 채용한 것 같은 캐릭터가 하나 나온 느낌이 들었다.


그런 "승리호"처럼 보다 근간에 성공했던 작품을 떠올려보자면, 한국 SF영화가 다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인" 감독을 고집하기보다는 SF의 역사에 특화된 해외 감독을 영입해서 디테일한 요소를 한국화 하면서 "레벨문"과 같은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SF극화의 역사를 제대로 복기할 여력이 없다면, 역사를 충분히 복기하여 제대로 디테일을 근접하게 표현하는 것은 불가하단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른 차별화 요소를 결합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SF극화 역사의 흐름과 결합할 수 없다고 해서 빈약한 채로의 내용을 그대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익히 잘 아는 깊이와 너비가 있는 요소를 제대로 결합 하는 것이다.


최소한 최근에 본 작품을 봤을 때 든 생각이다. 물론, 내가 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전혀 참고가 되지 않는다. 그저 그동안 봤던 SF극화를 일부는 참고해서 조금은 다른 작품을 쓰려고 하는 중이어서다.


그 작품을 봤기 때문에, 그것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모방하기 위해서든 다른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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