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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 Yoonher Oct 30. 2022

감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감각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다. "많이 보고 다녀요. 자꾸 봐야 늘어요." 라는 뻔한 말을 상대방에게 건넸다. 너무 뻔한 말인데 사실이라,  말보다  좋은 표현은 없을까 동시에 생각하면서.

"변명은 아닌데요, 저 정말 인스타를 많이 보거든요. 거의 하루종일 인스타를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상에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모든 정보는 누구에게나 오픈되어있다. 뉴욕 밀라노 파리 컬렉션은 오픈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중계된다. 컬렉션을   있는 패션관계자나 에디터들이  후에 그들의 눈과 , 글을 통해서 세상에 전파되던 시대는 머나먼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비밀처럼 다뤄지던 감각 노하우도 정보를 누가 먼저 아느냐에 달려있던 때도 있었다.


럭셔리 편집샵 바이어를 하던 시절, 같이 일하던 상사가  WGSN 보면서 컬렉션 평을 달달 외우다시피 읽고 그대로 의견을 내던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패션 트렌드에 일각연이 있어야 한다는 나름의 강박증을 가졌던 그녀는, S 출신답게 모든 컬렉션 기사를 공부하듯 밑줄치며 외웠다.


과연 감각은 읽고 습득하는 공부로업그레이드가   있을까?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감각을 활용해야 하는 직무에서 그녀의 장점을  활용할  있는 전략업무로 전환했다. 다시는 패션 브랜드 바이어를 하지 않을꺼라는 말과 함께.


무엇이 문제였을까? 감각은 자연스러움이 생명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고 습관화된 감각이 외부로 표출될 때 비로소 감각을 이해하는 사람이 된다. '감각'을 공부하는 대상으로 정의한 순간 감각은 익힐 수 없는 것이 되는 건 아닐까.


정보가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오픈되지 않던 때에는, 감각이 부족한 사람도 정보를 빠르게 얻는 위치에 있다면 감각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이제는,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같은 재료가 모든 사람에게 오픈되고 결국은 해석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중요해졌다. 어떻게 잘 조합해서 더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는지, 신선함의 여부가 '트렌드 정보를 알고있다는 것'을 진작에 넘어섰다.


'많이 보고 다니라'는 말은 이런 이유에서 몸으로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OO가 핫하대, A브랜드에서 팝업을 이렇게 했대, 사람들이 이런곳을 좋아한대. 등 인스타그램에 있는 정보를 1차원적으로 많이 수집하는 것은 슬프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나를 보더라도 입체적으로 뜯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탬버린즈에서 향수 팝업을 인스타로만 본 사람은

요즘 탬버린즈 잘하더라, 제니 너무 예쁘지 않아?, 탬버린즈가 향수도 런칭했네?
정도의 정보를 얻을 것이다.


직접 탬버린즈를 가본 사람은 방문 예약을 위한 사이트 경험부터 시작해서, 팝업공간의 위치, 대기  관리, 스태프의 응대, 공간설계, , 음악, 디테일을 느낄  있다. 전체와 부분을 따로 놓고 감상  수도 있다.


' 이렇게 했을까?' 의문을 갖고 생각하는 법을 키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팝업에 방문한 고객들이 어떤 지점에서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 반응도 유심히 살펴볼  있다. 기획을  사람과 기획을 소비하는 사람 사이에서 관찰자가 되는 경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나름의 비평과 찬사를 거듭하면 보면 자신만의 감각이 쌓여나간다. 감각은 트렌디한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자기만의 시각을 갖는 일이다.


적어도 '' 연관하여 감각을 논할 때는 자기만의 시각에 하나  필요한 것이 있다. 상황에 대한 판단력, 눈치라고 해야할까. 지금 상황이 무언가를 더해야  상황인지, 빼야  상황인지를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


패션에서는 TPO, Time, Place, Occasion  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 적절하게 필요한 만큼만 필요한 것을 행하는 감각을 말한다. 자기만의 시각이 아무리 감각적이라고 해도, 주어진 상황과 상관없이 혼자 앞으로만 달려가면 안된다.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적이면서도 이해가능해야 감각적인 것이 된다.


그러니 감각은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그러면서도 밋밋하고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아우라가 되야 한다.  감각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체득되기가 힘들다. 오픈마인드로, 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편견 없이 세상의 감각들을 흡수해보자. 사소함을 계속 쌓아가다보면 나만의 위대한 감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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