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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회담 ‘노딜’…젤렌스키와 종전 해법 찾을까

by 경제를 말하다

이번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오찬조차 건너뛰고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6년 만의 재회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종료되었고, 예정되었던 스테이크 오찬도 취소된 채 러시아 대표단은 식사조차 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헬싱키 회담에서 양측이 장시간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갔던 모습과는 크게 대조되며, 협상의 진전이 없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회담은 당초 러시아 측에서 예상했던 6~7시간이 아니라 불과 2시간 반 만에 끝났고, 확대회담조차 생략된 채 공동 기자회견으로 곧바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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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과 이어진 폭스뉴스 단독 인터뷰에서 휴전 합의의 열쇠를 푸틴이 아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리며 “합의에 동의하라”는 압박성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던 미국 외교 기조와 달리, 우크라이나 측에 양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전쟁 종식 접근을 시도하는 모습으로 읽힙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가 ‘합의 무산 시 후과’를 경고하면서도 당장은 중국과 인도에 대한 2차 제재나 관세 인상 같은 카드를 꺼내지 않고 “몇 주 후에나 고민할 사안”이라며 여지를 남겨둔 대목입니다. 즉, 협상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도 당장의 압박보다는 젤렌스키의 결단을 강조한 셈입니다.



이와 동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종료 직후 트럼프와 1시간 이상 통화한 뒤, 18일 워싱턴 DC에서 직접 만나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제안한 미·러·우크라이나 3자 회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으며, 유럽 주요 정상들과의 통화 내용도 같은 맥락으로 연결됩니다. 트럼프가 유럽 지도자들과 곧바로 소통하며 국제 여론을 다잡는 모습은, 이번 회담에서 성과는 미진했지만 향후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푸틴과의 회담을 마치며 트럼프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는 협상 성과보다는 정치적 연출에 가까운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오찬이 생략되고 회담 시간이 단축된 점은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트럼프가 후속 회담, 특히 젤렌스키를 포함한 3자 회담을 예고한 만큼, 이번 회담이 단순한 실패라기보다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기 위한 ‘예비전’의 성격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젤렌스키가 트럼프의 압박을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양보는 국내 정치적 부담이 크고, 전쟁 피해와 국민 감정이 걸려 있는 만큼 쉽지 않습니다. 둘째, 푸틴이 실제로 휴전에 동의할 실질적 유인을 트럼프가 제공할 수 있느냐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나토 방식이 아닌 별도의 안전 보장 체계를 제시할 수 있다면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지만, 구체적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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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알래스카 회담은 ‘노딜’로 끝났지만 이는 협상 과정의 실패라기보다 새로운 협상 판을 짜기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상징적 장면들—손뼉을 치며 맞이한 모습, 기자회견에서 “따뜻한 회담”이라고 강조한 발언 등—을 통해 자신이 협상의 중심에 있음을 부각시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는 18일 워싱턴에서 열릴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 그리고 이어질 수 있는 3자 회담에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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