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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GA 후속타 트럼프 , 한국에 원전 건설 요청?

by 경제를 말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미국 내 원전을 지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너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건설 수주가 아니라 한미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요한 이슈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현재 약 100GW에서 400GW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사실상 원전 300기를 새로 짓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자국 내 공급망이 무너져버린 상태입니다. 설계와 기술은 여전히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시공과 기자재 조달 능력은 크게 뒤처진 상황이라, 이를 보완할 파트너로 한국을 점찍은 셈입니다.


한국 원전 산업은 이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통해 시공 능력을 입증한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변수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합작사 설립 논의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원전 기업으로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건설 능력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면 한수원은 시공 능력과 운영 경험이 풍부하지만, 원천 기술 특허와 국제적 규제 장벽 앞에서는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이 둘이 손을 잡는 것이 미국 원전 시장 진출의 열쇠가 되는데, 문제는 지분 비율과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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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논의를 두고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보고 있습니다. 기회 측면에서는 미국 시장이 ‘드림 마켓’이라 불릴 만큼 수익성이 높다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단가가 가장 높고, 제3국 수출처럼 복잡한 승인 절차도 필요하지 않으며, 시장 규모 자체가 거대합니다. 만약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진출에 성공한다면 건설, 기자재, 운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체에 막대한 파급효과가 기대됩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EDF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과 달리, 미국에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도 적지 않습니다. 만약 합작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가 과도한 지분을 차지하고 주도권을 가져간다면, 한국 입장에서는 ‘제2의 굴욕 협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원전 지재권 분쟁에서 한국은 불리한 조건에 놓인 경험이 있고, 이번에도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또한 미국이 내세운 목표 자체가 지나치게 거대한 만큼,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나 지역 사회의 반대 같은 난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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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맥락도 중요합니다.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미 양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원전을 포함한 2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에 합의한 바 있어, 반도체·이차전지·조선 등과 함께 원전 협력이 한미 경제 협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과 한전 김동철 사장이 대통령 방미 일정에 맞춰 웨스팅하우스 고위 인사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단순히 미국의 요청에 응하는 차원을 넘어서, 장기적 전략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협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원전은 단순한 에너지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 기술 자립, 글로벌 공급망과 맞닿아 있는 전략 산업입니다. 따라서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산업 기반 확보와 기술 주권을 지켜내는 협상이 필요합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 원전 프로젝트에서 의미 있는 지분과 역할을 확보한다면, 이는 반도체나 조선업 협력과 더불어 한미 전략적 동맹의 또 다른 기둥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국이 미국에 원전을 지어준다”라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것은 한미 간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한국 원전 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위상을 가질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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